컨텐츠 바로가기

07.23 (화)

이슈 취업과 일자리

청년고용 '이상징후'···취업자 1년 7개월째 내리막길에 상용직까지 '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0년 만에 최대 폭 감소···30·50대 근로자 증가와 대조

'쉬었음' 청년 1.3만명 증가···"맞춤형 일자리 설계해야"

대학 남아 구직 의욕도 상실 악순환··· 일자리 대책부터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청년층 임금근로자 가운데 상용근로자가 19만 명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와 50대의 상용직 근로자가 증가한 반면 청년층이 큰 폭으로 줄어 ‘청년 일자리’에 대한 맞춤형 설계가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23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5월 청년층(15~29세) 상용근로자는 총 235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9만 5000명이 줄었다. 2014년 마이크로데이터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 수치를 나타냈다. 인구감소로 인해 청년층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매달 감소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해도 20만 명 가까운 상용직 감소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실제 2020년 5월 224만 9000명이던 청년층 상용직은 2021년 13만 3000명, 2022년 17만 6000명 각각 증가해 255만 8000명까지 늘었다. 그러다 지난해 1만 명 감소해 254만 8000명을 기록한 뒤 올해까지 2년 째 감소한 것이다.

서울경제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청년층의 상용직 감소세는 가팔랐다. 60세 이상은 1년 전보다 20만 4000명 늘었고, 30대(9만 3000명)와 50대(6만 4000명) 각각 증가했다. 40대는 9만 1000명 감소했는데 청년층 감소 폭의 절반 수준이었다.

청년층이 전체 상용근로자 수도 떨어뜨렸다. 지난달 상용근로자 수는 1638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만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1년 1월 3만 6000명 증가한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적게 늘어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근로자 수가 증가한 기저효과와 5월 석가탄신일 등 휴일이 겹치는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년층 고용 감소와 관련 궁극적으로는 기업들의 경력 채용 선호 등 고용 환경이 바뀐 것이 크다는 평가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인공지능(AI) 등의 발달로 청년 고용시장에서의 변화는 상당히 커졌다”며 “규제 개혁과 기업 환경 개선을 통해 청년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력직 선호에 대학 못 떠나고… 청년 고용 1년 7개월째 내리막길
“대기업도 요즘엔 경력을 지닌 소위 ‘중고신인’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한국경제인협회)

“정기 공채는 줄고 수시·상시 및 경력 채용의 증가 추세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청년층 취업자가 1년 7개월째 줄어드는 가운데 질적 악화 현상도 확연해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경력 선호 현상이 확산하면서 청년들은 고용시장의 문턱에서 좌절하며 “별다른 사유 없이 그냥 쉬고 있다”는 취업 포기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청년 맞춤형 일자리 창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전체 취업자는 383만 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만 3000명이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는 2022년 11월(-5000명)부터 1년 7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서울경제


이는 최근 경력 채용을 선호하는 기업 채용 경향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대기업 채용동향·인식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신규 입사자의 25.7%는 경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신입직으로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중고 신입’인 셈이다. 이는 2022년(22.1%)과 비교하면 3.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3월 발간한 ‘공채의 종말과 노동시장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정기 공개채용의 경우 2019년 전체 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9.9%였는데 지난해 35.8%까지 줄었다. 공채를 시행 중인 기업 중에서도 5곳 중 1곳은 올해까지만 공채를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기업은 수시채용을 통해 필요한 시기에 맞춰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것을 강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조직 경험을 몇 년 정도 가진 경력신입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경제


기업들의 이 같은 추세로 인해 대학을 떠나지 못한 채 재학 중인 청년층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쉰 청년층은 1년 전보다 1만 3000명 늘어난 39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5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2020년(46만 2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정부는 지난해 청년의 노동시장 유입을 위한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발표했지만, 청년 일자리 창출에는 여전히 효과가 미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료 지원, 청년의 심리 상담, 청년 인턴확충 등 변죽을 울리는 방안보다 고용을 직접 확대할 수 있는 대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대기업은 고금리 등 투자 위축에 따라 신규직보다 경력직 채용 기조를 굳히고 있고, 청년층은 학교에 머물러 있으면서 구직 의욕 상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착됐다”며 “취업 지원에 앞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기업 활성화 대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