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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한동훈 "당정관계, 수평적 재정립...대선 생각했다면 지금 안 나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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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힘 당 대표, 죽기 딱 좋은 자리...헌신하기로 용기 냈다"

"채상병 특검, 與 나서서 추진…특별검사, 제3자가 추천"

"김건희 특검, 도입 단계 아냐…특감·제2부속실 용산 요구"

원외 한계론엔 "원내 출신들이 그동안 성과 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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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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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 방향으로 쇄신하겠다"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지금 시기 국민의힘 당대표는 죽기 딱 좋은 위험한 자리라고 한다. 하지만 저는 용기 내어 헌신하기로 결심했고, 주저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가 총선 내내 진심을 다해 외친 '민심에 반응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의힘'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으로 진짜 책임을 다하려 한다"며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수평적 당정관계 정립 △보수정치 재건과 혁신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 주도 △소수 여당으로 직면한 난국 타개 등을 약속했다.

그는 '수평적 당정관계'에 대해서 "그간 당이 정부의 정책 방향 혹은 정무적인 결정에 대해 합리적인 비판이나 수정 제안을 해야 할 때, 그럴 엄두조차 못내는 상황들이 반복됐다"며 "당이나 정이 민심과 다른 길을 가면, 한쪽에서 견고하고 단호하게 민심의 길로 견인해야 한다. 어느 한쪽이 이끄는 대로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상호 존중 속에서 치열한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정치 재건과 혁신'을 두고는 "보수 정치인이 지지자들 만큼 훌륭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와 연관지어 '지구당 부활' 필요성을 강조하며 4.10 총선 당시 험지인 광주와 오산에 출마한 박은식·김효은 전 후보의 예를 들었다. 이어 이들에 대해 "선거철만 되면 벼락치기로 청년 인재를 영입해 험지로 보내고, 그 귀한 인재들을 일회용으로 사라지게 둘 것이냐"며 "원외 정치인들이 평소에도 지역 현장에서 민심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생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원외 정치인들의 현장사무실 개설 허용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 이와 함께 여의도연구원 등의 정책 기능 강화, 당 외연 확대 등도 약속했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 주도'에 대해선 "과학기술 및 에너지를 비롯한 국가적 핵심 정책들에서 '이념'의 때를 벗기고 '실사구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 정치의 핵심은 실용주의와 미래를 향한 유연성"이라며 "저출산, 인구감소, 지방소멸, 연금개혁 등 시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전을 차례차례 제시하겠다. 그 과정에서 정치인의 의견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야당과의 관계를 두고는 "야당과 자주 만나 논쟁하고 설득하고, 국민을 위해 설득당해야 할 사안이라면 기꺼이 설득당하기도 하겠다"며 "(소수 여당으로의) 난국을 타개하는 구심점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끝으로 "바로 지금이 지선과 대선을 앞두고 우리 국민의힘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문제를 해결하고, 승리의 기반을 다시 만들 기회를 제게 달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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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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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위원장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정국 쟁점인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에 대해 여당보다 전향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먼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여당이 나서서 추진해야 하지만,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자가 특별검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정부 여당이) 국민 의구심을 풀어드릴만한 여러 번의 기회를 실기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의힘이 반대할 수는 없고 그것(수용)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으로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이 특별검사를 고르는 것은 '선수가 심판을 고르는 경기'"라며 "MB 특검 당시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한 것과 같이 그런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우리가 고르는 특검만 해야 한다'고 하면, 그 속내가 진실 규명이 아닌 정략임을 자인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특검법에 관한 입장에 대해서는 "누구든 수사에 적극 응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도이치 사건은 항소심 판결이 임박한 상황이고, 가방 사안은 사실관계가 대부분 드러나고 법리 판단만 남아 특검을 도입할 단계가 아니다. (특검 도입은) 검찰 수사를 보고 결정하더라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신 집권여당으로서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이 당대표가 되면 특별감찰관을 적극 추천하고, 제2부속실 즉시 설치도 대통령실에 요구하겠다"고 했다.

향후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를 두고는 "친소관계가 공적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대통령과 본인은 지금까지 그렇게 일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게 훨씬 건강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 전 위원장은 또 2027년 3월 열리는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3년 뒤를 생각한다면 지금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제가 나서는게 우리 당과 진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지 여부만 판단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당대권 분리조항(대선 출마자 2025년 9월 이전 당대표 사퇴)에 따른 '2026년 지방선거 한동훈 대표 체제 하 진행 가능 여부'를 두고는 "먼 미래"라며 "지금 당장 당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누가 그것을 잘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의원이 대선 불출마를 밝힌 데 대해선 "우리 당에서 누군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상대 당을 확실히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신뢰를 받으면 그 분은 대선에 나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원내 후보인 윤상현 의원, 나 의원이 '원외 당대표 한계'를 지적하고 나선 데 대해선 "108석의 소수 정당인데, 원내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제한된다"며 "168명의 훌륭한 원외 위원장이 있는 만큼, 한데 뭉쳐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나 의원을 겨냥해선 "본인이 알기론 나 의원도 원외 신분으로 당대표에 두 번이나 출마 시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간 원내 출신 대표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좋은 성과를 낸 적이 많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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