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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2000년 지났는데 안말라”...로마시대 무덤 항아리 속 붉은 액체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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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후안 마누엘 로만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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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액체 상태의 와인이 발견됐다. 이 와인은 붉은색을 띠고 있지만 레드와인이 아닌 화이트와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국제학술지 ‘고고학 저널: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의 호세 라파엘 루이즈 아레볼라 코르도바대 유기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로마시대 무덤에서 유골 항아리 안에 담긴 와인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9년 고대 도시가 자리한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세비야주 카르모나 마을에서 약 2000년 전 조성된 로마시대 무덤의 유골 항아리 안에서 붉은 액체를 발견했다.

이 무덤은 어느 가족이 오래된 주택을 보수하다가 발견하고 조사당국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연구팀은 무덤 내부 벽면을 파서 만든 움푹한 공간에서 6개의 유골함을 발굴했다. 유골함에서는 금반지와 붉은 액체 등이 함께 나왔다.

연구팀은 액체가 화이트 와인임을 밝혀냈다. 알코올 농도가 낮고 레드와인의 주요 색소인 안토시아닌이 분해될 때 형성되는 시린산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화이트와인이 시간이 흐르며 산화돼 붉은빛을 띠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마에서는 포도주를 유골 항아리에 넣어 고인의 해방을 빌었다. 연구팀은 고대의 와인이 용기의 내벽이나 물건의 잔해에 흡착된 상태로는 발견된 사례가 존재하지만 액체 상태의 와인에 대한 분석은 오랜만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와인이 잘 보존된 암석 무덤 속에서 납 재질의 상자 안에 밀봉돼 있었기 때문에 액체로 남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가장 오래된 액체 상태의 와인은 독일의 슈파이어 와인이다. 약 1699년 전에 만들어졌다. 이 와인은 같은 이름의 도시 근처 로마 무덤에서 별도에 유리병에 든 채 발견됐으며, 현재는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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