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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엔 없었는데?”…‘러브버그’ 공포, 효과적인 대처법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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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역으로 퍼진 ‘러브버그’ 민원 27%↑

“6월 말까지 개체수 늘다 7월쯤 줄어들 듯”

박멸보다는 ‘공존’의 대상으로 보는 게 적합

2022년부터 여름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등 북한산 주변에서 기승을 부린 ‘러브버그’가 이미 지난해 서울 전역으로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은 파리목 털파리과 붉은등우단털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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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이른 무더위가 시작된 6월 초부터 서울 어디서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와 마주친다. 익충이라곤 하지만 도심 어디서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붙어 있는 모습에 불편함을 토로하는 시민들이 많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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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민의힘 윤영희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러브버그로 인한 민원은 2022년 4218건에서 지난해 5600건으로 약 27% 증가했다.

2022년 자치구별 러브버그 민원의 98%(4332건)가 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 3개 자치구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작년에는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러브버그로 인한 불편 민원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년도에 비해 러브버그 민원이 100건 이상 증가한 자치구는 종로구·중구·성북구·양천구·강서구·구로구 등 6개 자치구였다. 이 중 강서구의 경우 민원이 2022년 2건에서 지난해 207건으로 크게 늘었다.

주로 중국 남부 지역이나 일본 오키나와 등지에 서식하며 다른 털파리과 곤충과 마찬가지로 보통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 불린다.

붉은등우단털파리 유충은 흙바닥에 살며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위 포식자인 물고기나 새의 먹이가 돼 익충(인간 생활에 이로움을 주는 곤충)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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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시의원은 "서울시는 러브버그가 익충이라는 이유만으로 구체적인 방역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자치구에 물리적 방제 위주의 방역을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게 전부"라며 "러브버그와 팅커벨(동양하루살이)이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익충이나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물리적·친환경적 방역 계획을 세워 환경을 보호하고 시민 불편이 해소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살충제를 이용해 방제할 경우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물을 싫어하는 특성을 이용해 분무기로 쫓는 걸 권장하고 있다.

특히 러브버그 날개가 젖으면 비행성이 떨어지는 효과도 있다. 러브버그의 수명은 1주일 이내라 이달 말까지 개체 수가 늘다가 다음달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러브버그 대처 방안으로는 ▲야간 조명 밝기를 최소화 ▲끈끈이 트랩 활용 ▲출입문 틈새, 방충망 보수 ▲외출시 어두운색 옷 입기 ▲휴지, 빗자루 등 물리적 방법으로 제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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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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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러브버그를 박멸보다는 '공존'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고 제언한다.

러브버그 성충은 꽃꿀을 먹는 과정에서 수분을 매개한다. 유충은 흙바닥에 살며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팅커벨 유충의 경우 부식질 유기물을 분해하며 2급수 이상에서만 살기 때문에 수생태계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종으로 꼽힌다.

두 곤충은 상위 포식자인 물고기와 새에게 먹이가 돼 생태계 균형에 도움을 준다.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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