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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1 (일)

北, '1.5조' 해외 노동자 파견...러시아와 손잡고 파이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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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두만강 국경에 자동차 도로 건설
차량 오갈 시 '노동자 파견' 길 열릴 듯
UN 보고서, 北 해외 노동자로 최대 '1.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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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두만강 국경에 자동차 다리를 건설하기로 합의하면서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북한 해외 노동자 파견'이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제 최고급 리무진 아우루스에 탑승한 모습.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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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 협력을 넘어 경제 부문에도 공을 기울인 가운데 '북한 노동자 해외 파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러 양국이 국경을 가로지르는 두만강 위로 자동차용 교량 건설에 합의하면서 인적·물적 교류의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북한이 대북제재 등 국제사회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해외 노동자 파견으로만 최근 1조5000억 원가량을 거둔 것으로 분석되면서 북한의 외화벌이 증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19일 방북을 계기로 북러 양국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공개된 세부 조항 등을 살펴보면 북러는 '두만강 국경 자동차 다리 건설에 관한 협정'을 맺었다. 두만강은 북한과 러시아 국경에 위치한 곳으로 우정의 다리(나선~연해주)라는 이름의 철도 교량만 설치돼 있다.

앞서 북러는 지난 2015년 연해주 내 하산 지역과 북한 나진시를 잇는 자동차용 다리 건설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이후 9년 만인 지난 2월 나진~하산 자동차용 교량 건설이 재개됐고, 이번 협정을 통해 그 구체성을 확보한 셈이다. 해당 협정문에는 북한 국토환경보호상과 러시아 교통장관이 서명하면서 무게감까지 실렸다.

두만강 자동차 다리는 우정의 다리 아래쪽에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9년 만에 재개된 자동차 전용 다리의 가로 폭은 10m, 총길이는 830m다. 위치는 철도교보다 400m가량 아래인 곳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도로가 놓이게 되면 기존 철로와 달리 인적·물적 교류가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 대외 무역의 90% 이상은 중국을 통해 이뤄진다. 러시아와의 교역량은 1%대에 그치는 만큼 단기간에 북러 무역량은 늘어나기 어렵다. 다만 러시아의 노동력 수급 문제와 북한의 외화벌이 수요가 맞닿아 있다는 점을 미뤄보면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러시아가 겪고 있는 저출산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에 따라 인구 위기로 비화하고 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러시아 합계출산율은 2016년 1.8명에서 2022년 1.4명까지 하락했다. 저출산 자체도 문제인 데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인구 부족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도달하는 데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전쟁에서 사망한 장병 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총참모부 페이스북에 따르면 러시아군 사망자는 53만1980명이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이에 따른 위기감을 확인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민족대회에서 "우리 할머니 세대는 대개 7, 8명 또는 이보다 더 많은 자녀를 낳았다"며 이를 부활시키자고 말했다. 이어 지난 5~8일 러시아 최대 국제 경제포럼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경제 포럼(SIEF)에서는 러시아 경제에 필요한 10가지 과제 중 '출산율 개선'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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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문제를 겪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노동자 파견을 통해 외화벌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9일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이후 협정에 체결하고 있는 모습.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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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문제는 러시아 경제에 직격탄을 주고 있다.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가이다르 경제정책연구소는 올해 1월 기준 러시아 제조업체의 약 47%가 직원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는 1996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러시아 최고 연구기관으로 꼽히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RAS)는 지난해 12월 기준 러시아에 480만명의 근로자가 부족하다고 추정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와 관련해 제조, 운송, 물류, 건설 등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이 되는 분야에 노동력 부족이 극심하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 약 6개월이 지났고,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보면 상황은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러시아가 지난 2022년 새 영토로 편입했다고 주장한 우크라이나의 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주 등 4개 지역 재건을 위해서도 충분한 노동력은 필수다.

이같은 러시아의 상황에서 북한은 노동자 파견으로 인한 외화벌이에 대한 수요가 크다. 대북제재 등 국제사회로 인한 고립이 심화한 가운데 북한으로서는 해외 노동자 파견이 제법 쏠쏠한 외화벌이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3월 공개한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7월~올해 1월 기준, 북한은 40여 개국에 분포한 10만여 명의 해외 파견 노동자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봉제·건설·의료·정보통신(IT)·식품 분야에 종사하고, IT 종사자를 제외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연 평균 수입은 5억 달러(6950억 원)로 추정됐다. IT 종사자들의 경우 2억5000만 달러에서 최대 6억 달러(8340억 원)의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북한이 거둬들이는 연간 총액은 최대 1조5000억 원을 넘는다.

북한이 러시아에 노동자를 파견하려는 시도와 정황은 이미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러시아 정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북한 노동자 채용 공고가 게재됐다 삭제됐고, 지난해 12월에는 정보당국이 북한의 대(對)러 노동자 파견 동향을 파악한 바 있다. 이에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기존 북한 노동자들은 본국으로 돌아갔고, 그나마 남아 있는 일부 인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북한 국경 폐쇄로 남아 있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현승수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는 북한 노동력을 너무나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북 제재를 무력화해서라도 북한 노동력을 빨리 확보하길 원한다"며 "어떤 형태든 간에 이중 협정 같은 게 맺어질 가능성이 높겠지만 이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공개할 리 없다"고 진단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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