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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였다, 손흥민과 해결했어" 벤탄쿠르 두 번째 사과문 게재…FA는 징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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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성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재차 사과했다.

22일(한국시간) SNS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모든 분과 소통하고 싶다"며 "오해였고 손흥민과 해결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고 고개숙였다.

벤탄쿠르는 "손흥민과 이야기를 나눴고 논리적으로 우리의 깊은 우정을 고려했을 땐, 손흥민은 단지 안타까운 오해였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모든 것이 명확하고 손흥민과 함께 해결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내가 한 말에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하지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난 다른 사람을 언급하지 않았다. 오직 손흥민만을 향한 말이었다. 그리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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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지난 15일 터졌다. 당시 코파 아메리카 출전을 앞두고 고향에서 쉬고 있는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식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곧바로 팬들의 큰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벤탄쿠르의 발언은 그동안 경기장에서 관중들의 인종차별 행위를 여러 차례 겪은 손흥민의 아픔을 고려하지 못한 나쁜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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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매체 '미러'는 "손흥민은 최근에도 크리스탈 팰리스 팬으로부터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었다"라며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행위(눈찢기)를 펼친 44세 남성은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와 벌금형, 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벤탄쿠르의 대처가 아쉬웠다는 평가가 받았다. 벤탄쿠르는 진지한 사과 대신 농담이었다는 말투로 사과했다. 이 사과문은 24시간 뒤에 자동으로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왔다. 이후 24시간이 지나자 사과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축구 팬들이 벤탄쿠르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이유다.

구단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서 팬들의 많은 비판을 받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논란이 계속 커졌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정말 어리석은 발언이었고 축구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손흥민이 팀 동료들에게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라고 비판했다.

토트넘을 담당하는 '풋볼 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며 "벤탄쿠르의 발언은 당연히 멍청했다. 물론 악의적이거나 비하 의도를 담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인종차별적 발언의 뉘앙스를 품고 있는 건 분명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벤탄쿠르의 발언이 단순한 농담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우루과이 사람들의 문화처럼 여기기도 한다. 이러한 사고방식 자체가 끔찍하다"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골드 기자는 "이런 이슈를 쫓으면서 불필요한 관심을 쏠리게 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런 접근도 어리석다. 아마 손흥민이 다른 인종이나 국적이었으면 더 크게 논란이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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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단체까지 들고 일어났다.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 단체인 '킥잇아웃'은 "벤탄쿠르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상당수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이 제보들은 구단과 관련 당국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킥잇아웃은 "벤탄쿠르가 차별적 행동을 인정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것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이슈를 강조한다"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이런 주제에 대해 계속 다루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논란이 거세지자 손흥민이 나섰다. 그는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벤탄쿠르와 대화를 나눴다"며 "벤탄쿠르는 실수했다. 자신의 실수를 인지한 벤탄쿠르가 내게 사과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벤탄쿠르가 공격적인 의도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우리는 다가올 프리 시즌에 다시 모여 '원 팀'으로 싸워 나갈 것"이라고 직접 논란을 잠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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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구단 역시 공식 SNS를 통해 벤탄쿠르를 비롯한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차별 방지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단은 "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다양성, 평등, 포용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이어 "주장 손흥민이 논란을 뒤로 하고, 다가오는 새 시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지하겠다"며 "글로벌 팬과 선수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구단과 사회에는 어떤 종류의 차별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과 벤탄쿠르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하지만 아직 FA 결정이 남아있다.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해온 FA는 이미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FA는 그라운드 안에서 이뤄진 인종차별적 행위뿐 아니라, 이번 사건처럼 경기 외 상황에서 시작된 인종차별 사건에도 징계를 해왔다.

2019년 맨체스터 시티의 베르나르두 실바가 SNS에서 팀 동료 뱅자맹 멘디의 피부색을 짙은 갈색인 스페인 과자 브랜드 캐릭터에 비유해 1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5만 파운드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실바는 논란이 커지자 해당 게시물을 지우며 "요즘은 친구와 장난도 못 친다"고 아쉬워했지만 FA는 실바에게 징계를 내렸다.

이에 대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실바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 중 하나다. 그는 4-5개 국어를 하는데 그것은 사람 마음을 여는 최고의 방법"이라며 "그가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가 멘디다. 실바는 멘디를 괴롭히는 걸 좋아한다. 그들은 항상 농담을 하는 사이다. 그 이미지는 피부색이 아니다. 멘디의 어린 시절 사진이었고 비슷한 만화에 빗댄 것"이라고 실바를 감쌌다.

2021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에딘손 카바니가 SNS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팬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흑인을 비하할 때 쓰이곤 하는 '네그리토'(Negrito)라는 단어를 썼다가 3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의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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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가 징계를 받을 경우 3경기 출전 정지가 내려질 수 있다. 영국 더 타임즈 소속 톰 올넛 기자는 "FA가 손흥민을 향한 벤탄쿠르의 발언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며 "선례를 봤을 땐 3경기 출장 정지와 10만 파운드 벌금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 튀르키예와 연결되고 있다. '팀토크'는 "벤탄쿠르가 지난 시즌 좌절스러웠지만 팀을 떠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의 박스 투 박스 능력과 중원에서 볼 소유 능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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