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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올림픽 좌절' 커리어 끝에서 역대급 반전...황선홍 감독, 대전 금기어 탈출 → '잔류' 소방수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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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조용운 기자] "황선홍!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팬들이 K리그1 잔류의 순간 외친 이름이다. 다시 재회할 때만 해도 부정적인 여론이 팬들 사이의 주된 기류였는데 지금은 다르다. 황선홍 감독도 팬들의 연호에 큰절로 화답하며 2기를 향한 기대감을 공유했다.

황선홍 감독이 대전하나시티즌을 K리그1에 잔류시켰다. 다이렉트 강등을 걱정하던 상황에서 지휘봉을 이어받아 순위를 꽤 상승시켰다. 지난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2-1로 잡고 9위를 유지했다.

대전하나가 힘겹게 잔류에 성공했다. 기업구단으로 탈바꿈하고 지난해 처음 1부리그에 올라온 대전하나는 2년 연속 잔류하면서 최상위 구성원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위기를 극복했다. 대전하나는 올해도 이민성 감독과 시즌을 출발했다. 부임 3년차라 한층 안정된 지도력과 조직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는데 전진이 지지부진했다. 13라운드를 지날 때에는 최하위에 머물면서 강등 우려를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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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민성 감독이 자진 사임하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대전하나는 뜻밖의 선택을 했다. 시즌 도중 강등 위기를 이겨내려면 경험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황선홍 감독을 다시 불렀다.

실패의 기억이 있어 도박수로 불렸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2020년 대전하나가 기업 구단으로 재창단할 때 초대 사령탑을 맡았다. 당시 K리그2 소속이던 팀을 승격시켜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는데 달성하지 못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황선홍 감독은 일찍 대전하나 생활을 접었다. 이후에도 실패를 반복했다. 특히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을 맡아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경력에 큰 오점을 남겼다. 국내에서 지도자 생활을 더는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대전하나는 황선홍 감독에게 다시 기회를 줬고, 결과적으로 잔류 목표를 이뤄냈다. 친정으로 돌아오면서 "계속 쓰러져 있을 건가"라고 되뇌이며 지휘봉을 잡았다. "끝까지 싸우겠다"는 말로 하락세에 직면한 자신과 팀을 동시에 채찍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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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호 2기의 시작도 아주 좋은 건 아니었다. 부임 후 2경기 동안 이기지 못했다. 그중 한 번의 패배는 코리아컵 16강이었어서 팀을 맡자마자 탈락시켜 큰 아쉬움을 남겼다.

감독 교체 효과가 없다는 지적 속에 6월 광주FC와 18라운드에서 2-1로 이기면서 반등 포인트를 잡았다. 다만 대전하나가 탄탄해지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했다. 첫 승 이후에도 7경기 연속 무승 부진을 반복했다.

황선홍 감독을 향한 기대감을 접기 시작하던 8월부터 달라졌다. 수원FC를 잡고 길었던 슬럼프에서 탈출한 뒤 6경기 무패 행진을 달렸다. 오재석과 이창근이 헌신하면서 팀이 단단해졌고, 황선홍 감독도 분위기를 잘 조성해 강등권 탈출에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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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라운드 들어서도 확실하게 승점을 챙겼다. 최근 전북 현대(2-0), 대구FC(1-0)를 연파하며 안정권에 들었고, 이날 인천까지 잡아 잔류를 확정했다. 이 기간 전북, 대구, 광주에 3연속 무실점을 해낸 건 황선홍 감독이 수비 조직력을 확실하게 갖추게 한 덕분이다. 부임 후 김현우를 중용하면서 포백 조합을 재정비하고, 한 칸 위에서 보호하는 3선도 자기 색깔로 꾸린 게 적중했다.

마지막 대전하나가 보여준 흐름은 내년도를 기대하게 만든다. 물론 파이널B에서 거둔 성적이라 아직은 보충할 부분이 많겠으나 황선홍 감독이 시즌 중간에 포백으로 바꾸면서 가능성을 보여준 대목은 다음해 희망을 품게 한다.

팬들의 환대에 맞춰 선수들의 물 세례로 흠뻑 젖은 황선홍 감독은 다시 돌아올 때를 회상하며 잠시 뜸을 들였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커야 한다. 힘들어서 서면 끝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라고 운을 뗀 뒤 "지금도 끝이 아니다.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하기에 아직 갈 길이 멀다. 내 스스로 놓지 않고, 도전해 나가는 모습이 황선홍"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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