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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0 (토)

서울대병원 교수들 '무기한 휴진' 중단…"지속가능한 저항 전환"[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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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전체휴진 들어간 서울의대 교수비대위, 20~21일 투표 결과

73.6% "휴진 접고 지속가능한 방식의 저항"…55% "범의료계와 연대 필요"

"당장 발생 가능한 환자 피해 고려한 것"…'대정부 투쟁'은 계속 이어가기로

노컷뉴스

서울대병원 교수 529명이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 휴진 관련 기지회견이 열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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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부터 중증·필수부서를 제외하고 '무기한 전체휴진'에 들어갔던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집단휴진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들은 복귀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명령 일체를 정부가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의·정 사태 해결을 위한 가시적 조치가 있을 때까지 휴진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빅5' 병원은 물론, 의료계 중 가장 먼저 기약 없는 휴진에 돌입했던 서울의대 교수들은 10명 중 7명이 '지속가능한' 형태의 대정부 투쟁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4곳에 근무하는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지난 20일 오후 2시부터 21일 정오까지 실시한 투표 결과를 이 같이 발표했다.

투표 결과, 설문에 응한 교수 948명 중 73.6%(698명)는 이제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중환자실과 응급실, 분만·투석 등을 뺀 모든 진료과가 참여 대상인 현재의 무기한 휴진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20.3%(192명)에 그쳤다.

향후 구체적인 활동 방식을 묻는 질문(중복응답 가능)에 대해서는 75.4%가 '(정부의) 정책 수립과정 감시와 비판,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응답 교수의 과반(55.4%)은 '범의료계와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밖에 65.6%의 교수들은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적정 수준으로 근무시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투표 결과에 따라 전면 휴진을 중단한다"며 강희경 비대위원장 명의의 입장문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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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 휴진 관련 기자회견 중 강희경 비대위원장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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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위원장은 '전공의 처분 취소와 의료사태 해결을 위한 합리적 조치'를 요구하며 벌였던 이번 전면휴진을 두고, 진료참여 교수 54.8%가 휴진에 참여했고 성명서를 제출한 교수들을 포함해 90% 이상의 교수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전면 휴진 결의 이후 정부는 전공의 처분 움직임을 멈추는 등 유화적 태도 변화를 보였다"며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대처 방침을 발표하고 대한의사협회(의협) 해체 발언을 하는 등 여전히 의료계를 향해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너져가는 의료, 교육현장을 하루하루 목도하고 있는 우리는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정부에 더 적극적인 사태 해결 노력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야당 단독으로 개최됐으나, 당정의 불참으로 파행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를 들어 "(이 자리에서도) 무능력한 '불통 정부'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고도 했다.

복지위가 오는 26일 열기로 한 의료공백 사태 관련 국회 청문회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표하며 "이를 통해 이번 사태를 초래한 정부 정책 결정과정이 낱낱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휴진을 접기로 한 결정은 정부의 의대 증원 등을 수용해서가 아니라, "당장 지금 발생할 수 있는 환자의 피해를 그대로 둘 수 없어서"란 점도 분명히 했다.

강 위원장은 "전면휴진 기간에도 미룰 수 없는 중증·난치·응급환자에 대한 진료는 유지해 왔으나 서울대병원 특성상 현 상황이 장기화되었을 때는 진료 유지 중인 중증환자에게도 실제적인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휴진기간에도 꼭 봐야 할 환자를 선별하고 진료해온 우리 교수들이 가장 걱정하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서울의대 교수들이 만났던 환우회와 소비자단체 등도 같은 의견을 전달해 왔다며 "여전히 위정자들은 환자와 국민의 안위에 관심이 없어 보이므로, 결국 모든 피해는 환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닥칠 의료계와 교육계의 혼란과 붕괴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며 "우리는 저항을 계속할 것이며, 정부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국민 건강권에 미치는 위협이 커진다면 다시 적극적인 행동을 결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휴진을 지속하면서도 (당연히)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지 않았겠나. '무기한 휴진'을 하겠다고 밝혔다고 해서 실제로 무기한이 될 수는 없었다"며 "내부적으로 (전체 휴진을) 중단해야 하는 시점에 대한 논의는 계속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방식의 저항은 내용적 측면에서 좀 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란 얘기가 아니다"라며 "의료계와의 연대도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다른 대학, 의료계 단체들과 적절하게 올바른 목소리를 낸다면 훨씬 더 반영될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자단체는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휴진 중단 결정을 환영한다. 애초에 국민 생각과 동떨어진 결정을 뒤늦게나마 바로잡아 다행"이라며 "다른 대학병원 교수들도 휴진 결정을 철회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빅5 병원들은 향후 휴진하기로 이미 방침을 정했거나, 무기한 휴진 여부를 여전히 고려 중이다.

세브란스 등 연세의대 교수들은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고,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진료하는 가톨릭의대 교수비대위는 주말까지 장기 휴진 관련 의견을 더 수렴하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 등에 속한 성균관의대 교수비대위는 오는 25일 전체 교수가 참여하는 총회를 열고 무기한 휴진 등 행동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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