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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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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조약에 서방언론 "왕따 파트너십" "新악의축" "빈자의 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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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절하·조롱…"제재회피 협력, 한미동맹·나토 같은 신뢰성·내구력 없어"

"미국 주도 동맹에 도전할 욕망으로 '악의 축' 넘는 '악의 연대'"

연합뉴스

푸틴과 김정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관계 복원 조약을 두고 일부 서방 언론에서는 실효성을 의심하는 해설이 속출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20일(현지시간) 양국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왕따 파트너십'(pariah partnership)이라고 불렀다.

러시아가 서방제재의 고통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같은 처지에 몰린 협력 상대를 찾았다는 의미다.

인디펜던트는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압력을 완화하고 전쟁체제를 계속 굴릴 방안을 찾아 헤맸다"며 "러시아는 기본 식량과 기술적 노하우의 대가로 북한에서 무기를 대량 수입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제재 회피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처벌 모면의 축'(axis of impunity)을 이루는 핵심 구성원이 됐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북러조약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유엔의 제재를 정면으로 무시하겠다는 양자 거래의 의지가 빼곡한 게 사실이다.

레이프 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 합의는 제재회피 협력을 적법화하려는 냉소적인 노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과 러시아가 필요한 공통의 제도, 법치, 기능적 상호의존도가 없어 진짜 동맹으로 간주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양국이 서방에 맞선 세력으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한미동맹, 미일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를 떠받치는 것과 같은 신뢰성, 내구력이 없어 '왕따 파트너십'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연합뉴스

"'악의 축' 넘어서는 '악의 연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맥스 부트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북러조약을 '악의 연대'(alignment of evil)라고 불렀다.

이는 대량살상무기(WMD)를 만들고 테러를 지원해 세계에 해악을 끼친다는 의미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2년 이란, 이라크, 북한에 붙인 '악의 축'(axis of evil)이라는 말을 변형한 것이다.

당시 '악의 축'은 개별적으로 활동했지만 현재 북한과 러시아 등은 서로 제휴한다는 게 용어를 변형한 이유였다.

부트는 "러시아, 이란, 북한, 중국 등 문제의 4대 독재국은 나토나 옛 바르샤바조약 같은 공식 안보동맹을 구성하지는 않지만 우크라이나부터 이스라엘, 한국까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도전할 야욕 속에 광범위하게 단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트는 '악의 연대'의 협력 수위를 확대해석하거나 물밑에 존재하는 이들 국가의 실질적 경쟁과 알력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트는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하기 때문에 러시아와 매우 가까워지는 것에 크게 기뻐하지 않는다"고 연대 저해요인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악의 연대'의 위협을 무시하지 않고 민주주의 세계가 권위주의에 맞서 자체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영국 텔레그래프의 국방·외교 에디터인 콘 코플린은 북러조약을 새로운 '악의 축'이라고 규정했다.

코플린은 "서방에 맞서기 위한 새로운 '악의 축'을 형성하는 게 주요 목적인 두 불량국가의 깊어가는 연대가 북러조약에서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틴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한 서한에서 설명했듯이 러시아와 북한의 조약 체결은 세계 곳곳에 '신제국주의 독재'를 강요하기 위해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맞서는 노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코플린은 북한과 러시아가 상대의 방위에 기대는 게 절실한 까닭에 결집한 사실에서 두 체제의 근본적 약점이 드러나듯, 양국의 연대는 '빈자의 나토'(poor man's Nato) 정도로 불릴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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