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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역삼동 아파트 7채 태워버린 화재, 원인 밝혀졌다…에어컨 수리하다 비닐봉지 불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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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10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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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는 에어컨 실외기 수리 작업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가 발생한 10층 아파트 세대는 전소했고, 그 윗층 여섯 세대도 심하게 타거나 그을린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10층에서 에어컨 실외기 수리 작업을 하던 기사 김모씨가 양손과 발에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9층에서 발견된 11개월 남아와 15층에서 옥상으로 대피한 5개월 남아도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주민 14명은 소방대원 유도를 따라 옥상으로, 3명은 지상으로 피신했다. 22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에어컨 수리 기사 김씨는 이날 경찰에 “에어컨 작업 과정 중 용접을 하다가 실외기 옆에 놓인 비닐봉지에 불이 붙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 설치·수리 때 배관에 쓰이는 동관 용접 과정에서 불꽃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건설 허가를 받을 당시엔 16층 미만 층에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가 아니었다. 2007년 이후에야 전 층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다. 긴급 대피한 한 주민은 “작동하는 스프링클러를 아예 보지 못했다”고 했다.

역삼동 아파트에서 진화가 한창이었던 오후 3시 54분, 인근 대치동 학원가의 6층짜리 건물에서도 불이 나 20여 분 만에 꺼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전날 오전에도 양천구 목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 17명이 부상하고 주민 11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폭증하며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며 “각지에서 6월 기온이 최고치를 경신하는 만큼 화재 위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소방청 등 자료를 보면 2018~2022년 에어컨 화재는 1234건으로 원인은 대부분 과열·전선 손상 등 전기 문제였다. 기온이 높은 오후 시간에 화재 건수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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