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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퇴근길 버스 운행 도중 고개 ‘툭’…기사 쓰러지자 시민들이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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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최근 인천 미추홀구 한 도로에서 버스를 몰던 기사 A 씨가 급격한 저혈당 쇼크 증상을 보여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이때 승객이 다가와 A 씨에게 괜찮은지 묻고 있다.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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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버스를 운행하던 기사가 갑자기 쓰러지자, 시민들이 신속하게 대처해 인명 피해를 막았다.

21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인천 미추홀구 한 도로에서 버스를 몰던 기사 A 씨가 급격한 저혈당 쇼크 증상을 보였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A 씨는 운전석에서 어지럼증을 느낀 듯 고개를 푹 숙이는 모습이다. 그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운전대를 잡았지만, 얼마 안 가 또 고개를 숙이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버스가 ‘덜컹’하며 멈추자, 놀란 승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A 씨 주위로 모였다. 한 승객이 “괜찮으시냐”고 묻자, A 씨는 “괜찮다. 조금만 혼자 쉬겠다”며 운전석 옆에 설치된 안전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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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사 A 씨가 휘청거리자, 승객들이 부축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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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의 상태가 걱정된 승객은 “기사님 나와보시라. 밖에서 저희랑 같이 있자”고 했다. A 씨는 버스 밖으로 나가면서 휘청이고 비틀거렸다. 승객들은 황급히 그를 쫓아가 부축한 뒤 계속 상태를 살폈다.

A 씨는 잠시 후 도착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저혈당 쇼크로 정신을 잃을 뻔했던 A 씨는 현재 회복한 상태다. 미추홀경찰서 숭의지구대 나호선 경위는 “만약 시민들이 나 몰라라 하고 가버렸다면 기사님의 생명에 지장이 있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위중한 상황이었다”며 “시민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시고 구급대원 및 관계자분들이 잘 치료해 주셔서 (기사님이) 많이 호전되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도로 한가운데 남겨진 버스였다. 버스가 편도 2차선인 사거리 우회전 차로를 막아 차량 통행이 어려웠다.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보행자 안전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A 씨와 같은 버스 회사의 다른 기사가 버스 이동을 위해 현장에 오는 중이었지만, 퇴근 시간이라 길이 막혀 현장 도착이 지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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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사 A 씨가 병원으로 이송된 후 도로 한가운데 남겨진 버스를 옮기기 위해 운전석에 오른 시민.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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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버스 운행이 가능한 경찰관이 운전석에 올랐지만, 버스에 공기가 차면서 운전이 쉽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주변 시민들에게 버스의 공기를 빼고 운행할 수 있는지 물었다. 다행히 한 시민이 나타나 버스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경찰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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