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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찍고 베트남 간 푸틴, '대나무 외교'에 웃음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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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답방을 마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년 만에 베트남에 국빈 방문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실용을 강조하는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고립된 푸틴 대통령에겐 선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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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AP/뉴시스] 베트남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하노이 주석궁에서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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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러시아 타스통신, 베트남 비엣남뉴스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일 새벽(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그가 베트남을 찾은 건 다섯 번째이며, 국빈으로 방문한 건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이날 하노이 주석궁에서 또 럼 국가주석이 주최하는 환영 행사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베트남과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언제나 러시아의 최우선 순위 중 하나"라고 밝혔으며, 이후 기자회견에서는 베트남과 에너지 및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안보 구조 구축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양국 독립과 주권, 국익을 해칠 수 있는 동맹이나 협정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비엣남뉴스는 "양측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주요 전략에 동의했다"며 "양측은 다양한 경로를 통한 교류, 협력을 확대해 신뢰를 높이기로 했다. 특히 청년 간 교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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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11일(현지시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하노이 주석 궁에서 열린 오찬서 보 반 트엉 국가 주석과 건배를 하고 있다. 2023.9.12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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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베트남을 찾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킨 미국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하노이 주재 미국 대사관은 17일 성명에서 "어떤 나라도 푸틴의 침략 전쟁을 홍보하고 그의 잔학 행위를 정상화하는 판을 깔아줘선 안 된다"고 했다. 베트남에 대해서는 미국과 대척점에 있는 중국도 지난해 12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국빈 방문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은 독자 외교 노선을 간다. 베트남은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베트남이 독립, 자립, 다변화, 다자주의 정신으로 외교 정책을 적극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비동맹을 표방하는 베트남의 외교 정책은 유연하면서도 탄탄한 대나무에 견줘 '대나무 외교'로 불린다.

푸틴 대통령으로선 우크라이나 전쟁 후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주요국이 구애하는 베트남으로부터 충성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가 되리란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국제적 왕따'인 북한으로부터 충성을 약속받는 것과는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단 평가다. 럼 주석과 만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균형 잡힌 입장과 평화걸 해결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려는 베트남 친구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러시아가 중국, 북한, 베트남 등과 연대해 전체주의 진영을 활용하는 외교 전략으로 나아갈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베트남으로선 러시아와 밀착함으로써 미국과 중국 모두를 견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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