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민들에 붙잡힌 도둑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출처=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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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이색적인 사적 제재가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지 언론은 “도둑들이 국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개돼 큰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19일(현지시간) 관련 영상을 소개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 비레이 델 피노 지역에서 도둑을 잡은 주민들이 촬영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한 영상에는 길바닥에 앉아 있는 두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아 얼굴이 그대로 노출된 남자들은 도둑질을 하려다 주민들에 붙잡힌 현행범들이었다.
남미에서 범죄자에 대한 사적 제재는 폭력을 동반하는 게 흔한 일이지만 영상에 등장하는 주민들은 달랐다. 주민들은 “어렸을 때의 마음을 기억해보라. 범죄를 저지르면서 살고 싶었느냐”면서 도둑들에게 동요를 부르게 했다. 도둑들은 처음엔 주저하다가 결국엔 박수까지 치면서 동요를 부른다. 동요 다음으로 도둑들이 부른 노래는 국가였다.
주민들은 동요를 부른 도둑들에게 연이어 국가를 부르면서 죄를 반성하라고 했다. 도둑 중 한 명은 계속 노래를 부르기가 부끄러운지 “국가를 모른다”고 했지만 덩치가 큰 한 남자주민이 인상을 쓰자 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한 여자주민은 국가를 부르는 도둑들에게 “이런 잘못(범죄)을 저지르면 망하고 만다는 걸 명심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주저하다가 국가를 부르기 시작한 도둑들은 진심으로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도둑 중 한 명은 손을 가슴에 얹고 국가를 불렀고 또 다른 도둑은 두 손을 들고 국가를 열창(?)했다. 영상이 SNS에 공유되자 네티즌들은 “이건 사적 제재가 아니라 참교육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 것 같다” “도둑들이 일생의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면서 주민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영상이 화제가 되자 취재에 나선 현지 언론은 사적 제재 현장에 있던 한 남자주민을 만났다. 그는 “남자주민들이 몰매를 주려고 하는 등 처음에는 분위기가 험악했지만 한 여자주민이 폭력을 말렸다”면서 “대신 노래를 부르게 하자고 제안해 주민들이 받아들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다시는 우리 동네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단단히 경고한 후 도둑들을 놓아줬다고 한다.
한편 이에 앞서 부에노스아이레스주의 알미란테 브라운에선 목에 줄을 감고 무릎으로 길을 걷는 도둑들의 모습이 담긴 또 다른 사적 제재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도둑들은 이 동네에서 최소한 3회 이상 도둑질을 해 얼굴이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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