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의장국 맡아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MEGA)" 내세워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 |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맡는 헝가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본떠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Make Europe Great Again·MEGA)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19일(현지시간) AP·dpa통신 등에 따르면 보커 야노시 헝가리 EU 담당 장관은 전날 부다페스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이민·농업 정책 등 하반기 EU 운영 방향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슬로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때부터 줄곧 내세우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살짝 변형한 형태다.
유럽 권위주의 보수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지난 3월 미국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친분을 과시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우리가 다른 나라 선거에 관여할 순 없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복귀해 동유럽 평화를 이뤘으면 한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오르반 총리는 당시 "저기는 마가(MAGA), 여기는 메가(MEGA)"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
보커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와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 유럽에 초점을 맞췄다고 주장하며 "도널드 트럼프가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싶어 한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친러시아 성향의 헝가리는 만장일치 의사결정 구조인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거부권을 지렛대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최근에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차기 나토 사무총장으로 지지하는 조건으로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지 않되 자국은 빠지기로 하는 거래를 성사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에 의장국 헝가리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의 헝가리계 소수민족에 대한 대우 등을 이유로 반대하다가 막판에 거부권을 철회했다.
이달 말까지 의장국인 벨기에는 임기 만료를 1주일 앞둔 오는 25일 우크라이나와 첫 정부간 협상을 개최하기로 했다. 보커 장관은 25일 이후에도 절차가 계속 진행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에 가입 자격이 있는지 규정대로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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