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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5 (월)

"최태원 판결문 수정에도 재산분할 영향 없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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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재산 '핵심 쟁점'된 대한텔레콤 주식

최태원, 승계상속형·자수성가형 임의구분

항소심 "자수성가형" 인정하다 계산 착오

"노태우·노소영 기여 여전…재산분할 유지"

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소송·재산분할 항소심 판결 관련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4.06.17. mangust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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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을 심리한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 경정(更正·판결의 계산이나 오류를 고치는 일)에도 재산분할 비율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히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텔레콤' 지분, SK그룹 지배력 배경


대한텔레콤(현 SK C&C)은 현재 SK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의 모태가 되는 회사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17.73%(1297만 5472주·약 2조 761원)는 대부분 대한텔레콤에서 왔다.

대한텔레콤 주식에 대한 가치 산정이 현재 SK㈜의 가치를 따져보는 근간이 되는 이유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1988년 결혼한 뒤 SK그룹이 제2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위해 1991년 선경텔레콤을 설립하고 이듬해 사명을 바꾸면서 대한텔레콤이 탄생하게 됐다.

SK그룹은 1992년 제2이동통신 사업자에 선정됐으나, 노태우 대통령과 사돈관계라는 점 때문에 특혜 논란이 제기되면서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이후 대한텔레콤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선대회장)은 장남인 최 회장에게 대한텔레콤 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1994년 약 2억8000만원을 증여했다. 최 회장은 이 돈으로 같은 해 11월 당시 누적적자 수십억원 이상인 대한텔레콤 주식 70만주를 주당 400원에 매수했다.

대한텔레콤은 1998년 SK컴퓨터통신을 합병하고 SK C&C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회사가 2015년 SK㈜와 합병하면서 SK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가 됐다, 최 회장은 SK그룹 최대주주가 됐다.

대한텔레콤 지분으로 SK그룹의 최대주주가 된 최 회장은 이 주식을 통해 SK그룹 전반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것이 법원과 양측이 대한텔레콤에 '집착'하는 이유다.

대한텔레콤 지분과 '승계상속형 사업가'…무슨 연관성 있나?


그런데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에서 대한텔레콤 지분으로 보유할 수 있었던 최 회장의 SK 주식이 '부부 공동재산'으로 지목됐다.

부부 공동재산 확정 판결이 나면 최 회장은 SK㈜ 보유 주식을 노 관장과 나눠야 하고, 이렇게 되면 자칫 SK그룹 지배구조까지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최 회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대한텔레콤 인수 자금 2억8000만원이 자신의 부친인 선대회장으로부터 증여·상속받은 '특유재산'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특유재산은 혼인 전부터 각자 소유하던 재산이나 혼인 중에 상속·증여로 취득한 재산을 뜻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다.

최 회장 측이 반복적으로 "나는 '자수성가형 사업가'가 아닌 '승계상속형 사업가'다"라고 하는 말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다.

최 회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최종현으로부터 증여받은 2억8000만원으로 취득한 대한텔레콤 주식이 인수, 합병, 액면분할, 증여, 매각 등을 거치면서 현재 이 사건 SK 주식이 됐다"며 "SK주식은 원고의 실질적인 특유재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선대회장의 2억8000만원 증여가 대한텔레콤 주식 취득만을 위한 자금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현금이 혼화(混和)됐다는 점 ▲노태우 대통령이 선대회장에게 300억원을 지원했다는 점 등이 주요 근거가 됐다.

대한텔레콤(SK C&C) 주식가액 변화가 핫 이슈가 된 배경은?


최 회장 측은 '선대회장 덕분에 SK그룹이 성장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 근거로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의 상승을 제시했다. 1994년(최초 주식 취득) 주당 400원에 매수한 대한텔레콤 주식이 1998년(선대회장 별세 무렵) 주당 5만원에 평가됐다는 것이다.

최 회장 측은 "최종현 생전에 전폭적인 기여로 기업가치가 125배 이상 급격히 증가해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원고(최태원)는 승계상속형 사업가로서 원고의 경영활동이 이 사건 SK 주식 가치의 증대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SK주식의 가치 증가에 원고의 경영활동 및 이에 대한 피고의 기여가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선을 그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SK주식의 가치 증가와 최 회장의 경영상 기여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하면서 대한텔레콤 주식가액 계산에 오류를 냈다. 액면분할 계산에 착오가 발생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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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소송·재산분할 항소심 판결 관련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4.06.17. mangust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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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 과정에서 실수한 항소심 재판부…계산법은?


항소심 재판부는 우선 대한텔레콤 주식가액의 변화를 크게 세 단계로 나눴다.

▲(1단계) 최초 주식 취득 시점인 1994년 11월20일(주가 400원) ▲(2단계) 선대회장 별세 무렵인 1998년 5월13일(5만원) ▲(3단계) SK C&C 상장 시점인 2009년 11월11일(3만5650원) 등이다.

1~2단계는 선대회장의 기여분, 2~3단계는 최 회장의 기여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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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액면분할은 2007년 3월 '(1차) 1대 20'의 비율로, 2009년 4월 '(2차) 1대 2.5'의 비율로 진행됐다.

이에 따르면 1단계는 '1주당 400원÷20(1차 액면분할)÷2.5(2차 액면분할)=8원'이 되고, 2단계는 '1주당 5만원÷20(1차 액면분할)÷2.5(2차 액면분할)=1000원'이란 결과가 나온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는 2단계 계산 착오로 '100원'을 도출한 것이다.

이에 따라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가 약 12.5배 성장했고,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 주식 가치가 약 355배 성장했다고 결론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쉽게 말해, 굳이 상속승계형 사업가냐 자수성가형 사업가냐를 나누고 싶다면 자수성가형 사업가에 가깝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SK C&C 주식 가치는 1994년 11월20일 대한텔레콤 주식을 취득할 당시 8원에서 상장 당시 2009년 11월 3만5650원으로 4445배 상승했다"며 "이는 최종현 사망 당시에 근접한 1998년 5월13일 주당 100원에 비해서도 약 355배 상승한 것"이라고 계산했다.

이어 "SK C&C는 SK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배주식으로써 기능하게 된 것"이라며 "일련의 주식 가치 상승 과정에 원고의 경영상 기여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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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4월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024.04.16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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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판결 경정 송구합니다"…최태원 측 "재산분할 다시"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 경정을 하면서 12.5배로 계산한 선대회장의 기여분은 125배로 늘고, 355배로 계산한 최 회장의 기여분은 35.5배로 줄어들었다.

이번 판결 경정에 따라 최 회장이 표현하는 '승계상속형 사업가'에 가까워진 셈이다.

최 회장 측은 재산분할 비율이 다시 도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산 분할 판단에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숫자에 결함이 있는 만큼 '산식 오류→잘못된 기여 가치 산정→자수성가형 사업가 단정→SK㈜ 주식을 부부공동재산으로 판단→재산분할 비율 확정'으로 이어지는 논리 흐름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판결 경정, 재산분할 영향 안 미치나?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8일 설명자료를 통해 재산분할 비율에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먼저 3단계를 'SK C&C 상장 시점'이 아닌 '항소심 변론종결 시점'인 2024년 4월16일을 기준으로 삼아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분을 비교하는 게 더 옳다는 판단이다.

항소심 재판부의 새 기준에 따르면, 선대회장 별세 무렵인 1998년부터 항소심 변론시점인 2024년까지 회사 성장에 대한 최 회장의 기여분은 35.5배가 아니라 160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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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회장의 기여(125배)와 최 회장의 기여(160배)를 비교하면, 125보다 160이 크기 때문에 최 회장의 기여분이 선대회장보다 더 크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서울고법의 판단이다.

서울고법은 "선대회장의 경영활동에 따른 주식 가치의 상승과 현 회장의 경영활동에 따른 주식 가치의 상승을 비교하는 경우, 160배를 비교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며 "현 회장인 원고가 2009년 경영활동을 그만둔 것이 아니고, 2024년 4월16일까지 계속 경영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 부친을 비롯한 피고 측은 1994년 원고의 대한텔레콤 주식 취득 시점부터 2024년 4월16일까지 이 사건 SK주식 가치 증가에 계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두 번째로, SK 경영활동에 노태우 대통령과 노 관장의 기여분이 있었다는 점이다.

상속승계형과 자수성가형은 최 회장 측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서 임의로 구분한 것일 뿐, 이것이 재산분할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다.

나아가 최 회장 측 뜻대로 구분한다고 하더라도 최 회장은 자수성가형에 가까우며, 자수성가하는 과정에 노태우 대통령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는 것이 항소심 재판부의 설명이다.

서울고법은 "최소한 최종현이 사망한 1998년부터 20년 이상 원고는 자신이 주장하는 '자수성가형 사업가'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이 사건 SK주식의 가치 증가에 대해서도 원고의 경영활동을 통한 기여 및 그에 대한 피고의 기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선대회장은 경영활동을 하면서 노 전 대통령과의 사돈관계를 이른바 '보호막' 내지 '방패막이'로 인식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고법은 "원고 부친은 피고 부친과의 사돈관계를 SK그룹을 경영하는 데 있어 일종의 보호막 내지 방패막이로 인식한 다음 지극히 모험적이고 위험한 것임이 분명한 경영활동을 감행했다"며 "피고 측이 SK그룹의 성장에 무형적인 기여를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SK 경영활동에 관련한 중간단계의 사실관계에서 나타난 일부 계산 오류 등 수정이 재산분할 비율(65:35)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했다.

서울고법은 "원고 부친 경영활동을 통한 기여도와 원고 경영활동을 통한 기여도의 내부적인 비율이 어떠한지 등은 이와 같은 문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이 항소심의 입장이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z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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