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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한·중 외교안보 대화에서 북·러 사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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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오늘 평양 도착…24년 만의 방북

한국과 중국은 서울에서 '외교안보 대화'

정부 "군사협력 주시하며 필요한 대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평양을 찾은 18일, 서울에선 한·중 외교안보 대화가 열렸다. 우리 정부는 이 자리에서 한반도 정세에 관해 상호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물론, 북·러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푸틴의 방북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 "러시아와 북한 간의 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거나 역내 평화와 안전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선 안 된다는 게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다. 러시아 측에도 이런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양측의 관계 설정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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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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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선 이날 오후부터 한중 외교·국방 고위급이 참여하는 한중 외교안보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중·일 정상회의에 이어 고위급 교류를 지속하는 차원이자, 9년 만에 차관급 회의로 수준을 격상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임 대변인은 "양측은 양국 관계와 지역·국제 정세, 한반도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므로 북·러 협력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평양에 도착한 뒤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크렘린궁 측은 이번 만남에서 양측 정상이 채택할 문건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규정한 협정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와 러시아 간 체결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보다 한 단계 높고, 수교 최상위 단계인 동맹보다는 하나 낮은 수준이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맞물려 한중 외교안보 대화가 진행된다는 점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한중 외교안보 대화는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 간에 협의가 이뤄진 공감대와 여러 주요 협의를 통해 오래전에 잡힌 일정"이라고 했다. 푸틴의 방북을 염두에 두고 한중 외교·국방 고위급이 만나는 일정을 잡은 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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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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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간의 군사적 협력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양측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는 것을 두고도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정부는 이런 '명칭 부여'를 외교적 수사 차원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여러 나라와의 관계에서 다양한 형용사를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중국과는 '신시대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인도와는 '특별하고 특권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등이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러 관계가 새로운 명칭과 함께 재정립되는 것 자체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 북한,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를 단순 비교할 때 교역액만 놓고 봐도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북·러 교역액은 2800만달러에 그쳤지만, 한국과 러시아의 교역액은 150억달러를 기록했다. 단순히 규모만 봐도 530배에 달하는 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러 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는 데 대해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양측의 군사 협력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여러 우방국을 포함해 대북·대러 제재를 강화해 나가는 추세"라며 "이런 추세를 보면 앞으로 우방국들이 할 수 있는 조치와 계획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간 러시아가 관계를 설정해온 여러 나라들의 국제적 위상을 보면, 북한과의 관계 설정 표현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며 "그것과 별개로 군사 협력이 이뤄지는 데 대해서는 상황을 주시하며 필요한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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