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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빚투' 20조, 연중 최대치...증권사, 감 못 잡는 신용거래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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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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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관련 신용거래 마케팅을 펼쳤지만 반대매매 우려가 높아진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함이 당부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20조1216억원을 기록하면서 연중 최대치를 달성했다. 신용잔고가 20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9월 말 이후 처음이다. 연초 17조5370억원에서 2조5846억원이 늘어났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개인 투자자가 주식 매수 자금을 증권사에서 빌린 후 변제하지 않은 자금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상승장에서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나는 편이며, 이는 '빚투(빚내서 투자)'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에는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2차전지 종목을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7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약 2달 동안 신용거래융자가 20조원대에 머물렀다. 이후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감소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4.84% 상승했다. 이와 함께 국내 주식 시장에 또 다시 '테마주' 열풍의 기미가 보이면서 '빚투'로 인한 반대매매 우려도 나오고 있다. 코스콤 체크(Check)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17일까지 신용융자 잔고가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한국가스공사이다. 3일 기준 87억6000만원에서 17일 911억8000만원까지 불어나면서 잔고가 약 9배(940.86%)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주가도 약 78.86% 올랐다. 이외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동일 기간 잔고가 358억2300만원이 증가하면서 주가가 58.89% 급등했다. 신용거래가 일부 종목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앞서 미래에셋·신한투자·한화투자·KB·교보증권 등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하하는 등 관련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 수익은 3862억원으로 전년 동기 3850억원 대비 7.9% 늘었다. 대내외 악재로 수익 창출에 고심 중인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용거래융자 이자도 중요한 수익처인 상황이다. 다만, SG발 주가 폭락 사태, 영풍제지 등 신용거래융자 반대매매로 인한 이슈가 있었던 만큼 신용거래 마케팅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기는 애매한 시점으로 풀이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증권사들이 진행하는 신용거래 이벤트 등은 이익을 위한 수단이고, 우리나라의 경우 주식 시장 성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용거래융자 시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빚투는 굉장히 위험한 전략인 만큼 가급적 자제하고, 본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30년을 기준으로 코스피의 성장률은 약 2.7배에 불과하지만, 같은 기간 나스닥은 약 20배 정도 올랐다. 대표 종목을 비교해 봐도 삼성전자의 경우 80배가량 올랐으나 애플은 2000배 정도 치솟는 등 월등한 성장 격차를 보였다는 부연이다.

반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거래융자는 적용 금리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대부분 주가 상승 여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견이 훨씬 중요하게 반영된다"며 "일부 종목들이 테마주처럼 오르는 시장 내 특정 이벤트에 의해 수요가 갑작스럽게 증가하는 모습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신용거래량에 대해서도 위험주의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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