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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어쩐지 ‘텅장’이더라”…한국 의식주 물가, OECD 평균 1.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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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평균 대비 사과 3배, 돼지고기·티셔츠는 2배

세계일보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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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의식주 물가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대비 약 60% 더 높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8일 발표한 이슈노트 ‘우리나라 물가 수준의 특징 및 시사점’에서 “우리나라 소득 수준을 감안한 전체 물가 수준은 주요국 평균 정도이나, 의식주 비용은 더 높고 공공요금 수준은 더 낮다”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23년 기준 국내 식료품·의류·주거 등 의식주 품목의 가격은 주요국(OECD 33개국) 평균보다 55% 높았다. 주요 17개 품목군 중 식료품 가격은 주요국 평균 대비 1.56배, 의류·신발은 1.60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서울 지역 월세 기준)는 주요국 평균보다 1.23배 높았다. 이 분석은 전세계 173개국 수도 또는 주요 도시(한국은 서울)의 생활비 지수 통계 기관(EIU)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산했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고물가 현실이 더욱 두드러졌다. 식료품 중 사과값이 주요국 평균의 3배 수준(2.8배)인 것을 비롯해 돼지고기(2.12배), 감자(2.08배), 쌀(2.13배)의 상대 가격이 높았다.

공업 제품 중에서는 티셔츠(2.13배)와 남성 정장(2.12배)이, 서비스 중에서는 골프장 이용료(2.42배)가 주요국 평균의 두배를 능가했다.

세계일보

한국 주요 세부 품목별 물가 수준.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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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고물가의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농산물의 경우 낮은 생산성·개방도와 비효율적 유통구조를, 의류는 국내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 양상과 판매수수료 등 비용 압력을 꼽았다.

전기·수도·가스·대중교통·우편 등 공공요금 수준은 주요국 평균보다 27% 낮았다. 물가 부담 경감을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지속된 영향으로 보고서는 풀이했다.

이들 품목의 가격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식료품 가격은 1990년에는 주요국 평균 대비 1.2배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1.6배 수준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공공요금 수준은 0.9배에서 0.7배로 더 낮아졌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품목에 따라) 물가 수준이 높거나 낮은 상황이 지속되는 현상은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며 “앞으로 고령화로 재정 여력은 줄고 기후변화 등으로 생활비 부담은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재정 투입 등을 통한 단기적 대응보다는 구조적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높은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구조적 문제로 계속 물가 수준 자체가 높거나 낮은 문제는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한계점도 짚었다.

한은은 구조적 해법으로 농산물 공급 채널 확대, 효율적 유통구조 구축, 공공요금 단계적 정상화 등을 제시했다.

강나윤 온라인 뉴스 기자 k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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