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네타냐후, 8개월 이어온 전시 내각 해체…왜?

"극우파 벤 그비르 장관 등 합류 막으려 한 듯"

[예루살렘=AP/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시 내각을 공식적으로 해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달 12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전몰장병 기념기관 '야드 라바님' 주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2024.06.17.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시 내각을 공식적으로 해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가디언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전시 내각을 해체했다. 지난해 10월 11일 출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시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중도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가 전시내각에서 전격 사퇴한지 8일 만이다.

기존 전시내각에서 논의됐던 사안들 중 일부는 안보 내각으로 이관된다.

가자지구 전쟁 등 민감한 결정들은 소규모 협의회 특별 회의에서 다뤄진다고 하레츠는 전했다. 이 특별 회의는 갈란트 국방장관, 론 더머 전략장관, 차치 하네비 국가안보회의 의장, 아리예 샤스당 대표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외신들은 네타냐후의 전시 내각 해체 배경에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이자 극우주의자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벤 그비르 장관은 특별 회의에도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가 사퇴한 후 더 이상 전시 내각이 필요하지 않다고 장관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레츠는 전시내각 해체가 "상징적인 행동"이라며 전시 내각 합류를 요구했던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이자 극우주의자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 등의 합류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TOI도 벤 그비르 장관이 전시 내각 합류를 위해 로비를 벌여왔기 때문에, 전시 내각 해체는 예상됐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벤 그비르 장관 등이 합류할 경우 미국을 포함한 국제 파트너들과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해석했다.

유로뉴스도 벤 그비르 등의 합류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 동맹국들과의 긴장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풀이했다.

[예루살렘=AP/뉴시스] 이스라엘의 극우파 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가지난해 3월 19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6.17.

네타냐후 총리는 벤 그비르 장관 등 극단주의 세력이 지난 9개월 간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 중 관련 논의에 참여하려는 여러 차례 시도를 거부해 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벤 그비르 장관 등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맞서 "완전한 승리(total victory)"를 이루겠다는 원래 약속을 지킬 것을 주장해왔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도 추진해왔다. 이는 미국은 물론 갈란트 국방장관 등도 반대하는 것이다.

벤 그비르 장관은 17일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매일 가자지구 전쟁을 중단하며 구호 트럭 이동을 허용하기로 한 네타냐후 총리의 결정을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이 자신의 직책을 계속 맡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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