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AP/뉴시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9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국민당(EPP) 본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가 발표한 각국 출구 조사 결과,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폴란드 등 인구 규모가 큰 주요국의 극우와 포퓰리즘 계열 정당이 의석수가 크게 늘면서 지금까지 중도파가 이끌던 유럽연합(EU) 정치 지형의 격변이 예고되고 있다. 2024.06.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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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및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소속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저녁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 모여 차기 EU 집행위원장 선출을 논의한다.
FT는 "이날 회동에서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유럽이사회 의장·외교정책 책임자 등 고위직을 사실상 내정할 것"이라며 "모두 폰데어라이 위원장의 연임을 지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고 익명의 EU 외교관을 인용해 전했다. 그는"(회원국 중) 아무도 다른 결과에 대해 (가능성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라고도 덧붙였다. 또 다른 EU 고위 외교관도 "모두가 이번(17일) 만찬을 통해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기를 원한다"며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만일 폰데어라이언의 연임이 확정된다면, 2019년 EU 전신인 1957년 유럽경제공동체(EEC) 출범 이래 첫 여성 행정부 수반 자리에 올랐던 그가 최초 연임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FT는 "EU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과의 긴장,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유럽 국가들이 변화보다는 연속성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6~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 결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속한 중도우파 정치그룹 EPP는 1당 자리를 지켰다. FT는 이번 선거에서 극우 진영이 약진하면서 의석수를 대폭 늘린 것이 폰데어라이엔의 연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극우 진영을 견제하기 위해선 중도 진영이 뭉쳐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EU 내 가장 영향력 있는 3대 주요국인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정상들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연임에 대한 암묵적 수용 의사를 피력했다고 FT는 전했다. 실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미국과 EU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 등을 들어 자신의 연임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한편 폰데어라이엔이 EU 집행위원장 연임을 하려면 16일 개원한 새 유럽의회에서 인준 투표를 거쳐야 한다. 인준 투표는 다음 달 15일 주간에 실시될 예정이다. 전체 720석 가운데 최소 과반(361표)의 지지가 필요한데, 그에게 우호적인 중도 진영은 401석을 확보한 상태다.
EU 집행위원회는 EU의 행정부 격으로, 위원장의 임기는 5년이다. 위원장은 행정부 수장으로서 △세계 최대 단일시장인 EU를 규제하고 △새로운 법안을 제안하며 △EU의 정책 방향을 조율·조정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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