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9일 중국 베이징의 아침 시장에서 한 상인이 고객에게 돼지고기를 선보이고 있다./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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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17일부터 유럽연합(EU)산 돼지고기와 돼지 부산물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EU가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폭탄'을 부과하기로 한 임시 조처에 대한 맞대응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상무부는 6월 6일 국내 돼지고기·돼지 부산물 산업을 대표해 중국축목업협회(축산협회)가 정식으로 제출한 반덤핑 조사 신청을 받았다"며 "17일부터 원산지가 EU인 수입 돼지고기 및 돼지 부산물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번 피해 조사 대상 기간은 2023년 1월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이며 2025년 6월 17일 이전에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특수한 상황이 있다면 조사를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무부는 또 이번 조사와 관련, 무역구제조사국 책임자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조사당국은 신청서를 접수한 후 관련 중국 법률·규정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따라 신청서를 검토한 결과 반덤핑 조사 입안 조건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사는 국내 업계의 신청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조사기관은 법에 따라 조사를 실시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권리를 충분히 보호하며 조사 결과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약 60억달러(약 8조2644억원)어치의 돼지고기를 수입했으며, 이 중 절반은 EU 회원국으로부터 들여왔다. 전 세계에서 스페인이 중국에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수출했고, 프랑스와 덴마크, 네덜란드 등도 주요 수출국이다.
구체적인 조사 대상은 신선·냉장·냉동 돼지고기, 신선·냉장·냉동·건조·훈제·염장 등을 포함한 돼지 도축·가공 제품, 돼지 내장이나 지방 등을 자른 제품 등이다. 조사 대상 제품의 이해관계자는 발표일로부터 20일 이내 상무부 무역구제조사국에 등록해 반덤핑 조사에 참여해야 한다. 이들은 회사 구조·운영부터 생산비용, 예상 덤핑 마진 등 다양한 질문에 응답해야 한다. 중국의 돼지고기 반덤핑 조사가 완료되면 EU산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12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 잠정 결론을 토대로 17.4∼38.1%의 잠정 상계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려는 계획을 중국 당국과 대상 업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번에 발표된 상계관세율은 기존 관세에 추가로 적용된다.
추가 관세는 다음 달 4일부터 잠정 적용되며, EU 인구의 최소 65%를 대표하는 15개국이 이 조치에 반대하지 않는 한 11월 2일부터 확정돼 5년간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최근 EU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맞불 성격의 조치인 것으로 여겨진다.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는 EU산 고배기량 휘발유차, 유제품 등에 대한 맞불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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