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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은행 주담대 한도, 내달부터 더 줄어든다… 연봉 5000만원, 3억7700만→3억57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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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스트레스 DSR’ 실시 예정

2금융권 주담대-신용대출에도 적용

연봉이 5000만 원인 직장인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을 때 종전 대비 한도가 약 2000만 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올해 2월부터 시행 중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내달부터 확대 적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아파트 거래 회복세로 석 달째 급증세를 보이는 가계대출 상황이 진정될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다음 달부터 신규 취급하는 주담대와 신용대출의 한도를 ‘2단계 스트레스 DSR’에 맞춰 산출할 예정이다. DSR이란 대출자의 연소득에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DSR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대출해주고 있다.

DSR은 도입된 후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하지만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세를 잡기 위해 올 2월 26일부터 미래의 금리 인상 위험을 반영해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가산) 금리를 적용하는 ‘스트레스 DSR’이 단계적으로 도입됐다. 고정금리 대출은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음 달부터 적용될 예정인 2단계 스트레스 DSR은 가산 금리 폭이 더 커지고 한도도 그만큼 줄어든다. 가산 금리는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와 최근 5년간 최고 금리 간의 차이(한국은행 기준)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한 시중은행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봉 5000만 원을 받는 직장인이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 주담대를 연 4%의 변동금리로 받을 경우, 현재 스트레스 DSR(가산금리 0.38%)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는 3억7700만 원이다. 하지만 2단계 스트레스의 적용을 받으면 가산금리(0.75%)가 2배 가까이로 높아져 대출 한도가 3억5700만 원으로 종전 대비 2000만 원가량 줄어들게 된다. 특히 2단계부터는 은행권 주담대뿐만 아니라 2금융권 주담대, 은행권 신용대출도 스트레스 DSR의 적용을 받게 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한도 축소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DSR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은 가계대출 총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주택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가계대출은 석 달째 늘고 있다. 이달 13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3759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1451억 원 늘었다.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담대가 한 달 새 1조9646억 원 증가하면서 증가세를 부추겼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여전히 가계부채 비율이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이어서 중장기적인 감축 계획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다음 달부터 스트레스 DSR이 확대 도입될 예정인 만큼, 올 하반기(7∼12월) 이후 가계대출의 증가 폭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동산연구원은 “현재 금리 수준이 상당히 높고 저금리 상황이 빠르게 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에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돼 대출 심사가 더 강화되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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