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은 반응 자제, 앞서 '1주택 종부세 완화' 주장도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임광현 의원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세청 차장을 지낸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가 16일 대통령실의 종합부동산세 폐지, 상속세율 인하 방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말로는 재정 건전성을 외치면서 뒤로는 부자 감세로 재정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좌회전 깜빡이를 넣고 우회전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임 부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대주주 할증 폐지와 가업상속공제 확대에 이어 상속세율 30% 인하 (얘기)까지 나왔다"며 "초부자 상속세 감세에서 나올 것은 다 나왔다"고 꼬집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오전 내놓은 '종부세는 사실상 전면 폐지' '상속세는 최대한 30% 내외까지 인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임 부대표는 이어 "지난해 세수 펑크가 56조 원이고, 올해 4월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64조 원"이라며 "나라 곳간은 거덜 나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는데 자산가들의 세금을 깎아 주는 것이 그렇게 시급한 현안이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감세는 한 번 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며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감세가 아니라 세수 결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부대표는 과거 박근혜 정부의 '담뱃값 2,000원 인상' 사례도 언급했다. 이를 통해 "현 정부의 부자감세는 머지않아 서민 증세, 미래세대 증세라는 냉정한 청구서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세 전문가로 꼽히는 임 부대표는 상속세제 개편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발표한 상속세 감세와는 결이 다르다. 중소기업에 적용되는 '가업상속공제' 등의 상속세제 개편 대신 28년간 그대로인 '일반 공제'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는 게 임 부대표의 주장이다. 임 부대표는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상속세 감세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초부자 상속세 감세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 상속세 감세"라며 "지금 상속세제 개편에서 필요한 것은 집값이 올라 상속세 대상이 된 중산층의 세 부담을 미세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공식 반응을 아끼고 있다. 이는 종부세 논쟁이 민주당에서 출발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앞서 박찬대 원내대표는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 완화'를 거론했다가, '민주당이 부자감세에 나섰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곧 '개인 의견'으로 선을 그은 바 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