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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때이른 불볕더위에 이상기후 예보까지…농산물 유통대책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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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장마일수 늘면 수급 불안 우려…대형마트들 산지 다변화 노력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때 이른 불볕더위로 전국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올여름 폭염과 장마철 강수량이 예년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대형마트가 과일을 포함한 농산물 수급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추석 연휴가 일찍 찾아와 여름철 작황이 곧바로 추석 성수품 수급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대응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달 3개월 전망을 통해 올여름 평년보다 덥고 비가 많이 내릴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기상청 기후예측모델(GloSea6 앙상블)에 따르면 6∼8월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이 91∼94%였다. 7∼8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거나 비슷할 확률은 80%로 제시됐다.

비가 많이 오면 낙과 피해와 함께 과수가 수분을 흡수해 당도가 떨어지고 크기가 작아지는 등 상품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폭염이 더해지면 수급 불안정성이 확대돼 가격을 밀어 올릴 우려가 있다.

연합뉴스

요새 사과 가격 얼마?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 후반으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과일값 고공행진이 이어졌고 등락을 거듭하는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사진은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일 판매대. 2024.6.4 pdj6635@yna.co.kr


◇ 올여름도 이상 기후 걱정…'가격대란 재발' 우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당장 이상기후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이달 하순부터 수확이 시작되는 복숭아, 자두 등의 여름 제철 과일이다.

수분을 머금는 속도가 빨라 그만큼 상품성이 많이 떨어질 수 있고 낙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쉽게 상하는 특성상 장기 저장이 어렵다는 점도 수급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냉해 피해가 막심했던 복숭아는 올해 4∼5월 날씨가 비교적 온화한 영향으로 최근 출하량이 작년 대비 10%가량 증가하는 등 수급이 비교적 안정돼있다.

하지만 장마철이 길어지고 집중호우가 잦으면 수급 상황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도 폭염·장마 피해 영향권에 있다.

현재 주산지인 충북 음성과 전북 고창 작황이 괜찮은 편이지만 장마가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 집중호우와 폭염이 이어진다면 다음 달 중순부터 전국적으로 물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전망한다.

대형마트들은 대표적인 추석 과일 선물 세트 구성품인 사과와 배 생육과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심각한 냉해 피해를 겪진 않았으나 올해는 세균 감염병을 포함한 병충해가 '복병'으로 거론된다.

특히 사과와 배에 주로 생기는 '과수화상병'이 최근 중부지역 과수농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가 많이 내릴 때 발병률이 높은 탄저병까지 덮치면 추석 성수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올해 초와 같은 '가격대란'이 재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과수화상병으로 폐원되는 과수 농가
(홍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31일 오전 강원 홍천군의 한 배 재배 농가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매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농장은 최근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과원 전체를 폐쇄 조치했다. 2024.5.31 yangdoo@yna.co.kr


◇ '대체 물량 확보·산지 다변화'…대형마트 수급대책 고심

대형마트들도 올여름 이상 기후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주요 과일의 작황이 좋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마트는 폭염·폭우에도 높은 당도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상품을 확대해 운영할 방침이다.

우선 자두는 '타이벡' 물량을 지난해보다 20∼30% 늘린다. 타이벡은 과수 아래에 설치하는 반사 필름으로, 과수에 햇빛을 골고루 받게 하면서도 수분 흡수를 억제해 당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복숭아 역시 장마철에도 당도가 잘 떨어지지 않는 딱딱한 '아삭' 품종을 20%가량 확대하기로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지 농가와의 긴밀한 협업과 후레쉬센터를 통한 사전 비축, 대체 물량 확보 등을 통해 여름철 농산물 신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대체 물량 확보와 함께 산지 다변화로 수급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수박은 일반 상품에 비해 껍질이 두꺼워 고온에 잘 견디는 '씨적은 수박' 품종 물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강원 양구, 경북 봉화, 전북 무주 등으로 수박 산지를 넓히기로 했다.

또 복숭아는 혹서기 주산지를 영남(청도·함안·경산)에서 충북 충주와 전북 전주·임실·무주 등으로 옮길 계획이다.

또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지는 장마 기간에는 비파괴 당도 선별 물량과 고당도 품종인 '대극천' 상품을 충분히 확보할 방침이다.

사과·배도 산지 다변화로 대응하되 이상 기후에 따른 물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를 것에 대비해 'B+급' 상품을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지정 농장의 전용 시설에서 재배해 날씨에 관계 없이 1년 내내 높은 당도를 유지하는 샤인머스캣 물량을 늘리는 한편 수박, 멜론, 참외 등 제철 과일의 당도를 엄격히 관리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대형마트들은 장마철 이후를 대비한 채소 수급 방안도 강구 중이다.

장기 저장이 가능한 양파, 단호박, 감자 등의 작물은 농가와의 협업을 통해 창고 저장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폭염과 호우로 한시적인 출하량 감소가 예상되는 오이, 애호박, 파프리카, 양배추, 브로콜리, 상추 등은 산지 다변화와 대체 산지 확보 등으로 수급 불안을 이겨낸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과일 가격 강세 지속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 후반으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과일값 고공행진이 이어졌고 등락을 거듭하는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사진은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일 판매대. 2024.6.4 pdj6635@yna.co.kr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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