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마 씨, 한양 유 씨, 한양 김 씨.
SBS가 추적한 356명의 무적자 가운데 30%가 넘는 이들이 서울의 옛 이름 한양을 본관으로 갖게 됐습니다.
20세기 출생인 이들이 어쩌다 조선의 수도 한양을 자신의 뿌리로 삼게 됐을까.
대부분의 무적자들은 부모의 성과 본을 알지 못합니다.
[김 씨 : 나 혼자 나왔기 때문에 내가 어렸으니까 (성본을) 물어보진 않죠. (이름이) 없어도 일단 큰 불편이 없어 가지고 그냥 살긴 살았어요.]
성본 창설을 결정하는 법원은 주로 신청인의 요구와 현재 거주지를 고려해 본을 정합니다.
[김택승/변호사 :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김 씨가 있잖아요. '(종친회에) 허락을 받아야 되지 않는 건가?' 법원에서도 그렇게 의견을 주셔 가지고….]
한양 말고도 용인, 남포처럼 이전에 없던 본들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본관들이 무적자였던 사실을 드러낼 수 있단 지적도 제기됩니다.
[백주원/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 : 이러한 경우에는 부모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그렇게만 정하는 것이 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성과 본을 만드는 건 사회로 들어오는 첫발이지만 이 한걸음 내딛기도 무적자들에겐 고됩니다.
성본을 만들기 위해선 공공기관을 통해 여러 서류를 받아내야 하는데, 기록이 없는 이들에겐 쉽지 않습니다.
[이승애/변호사 : 주민등록번호가 없고 그런 성과 본이 없다는 증명서 같은 걸 떼서 내야 돼요 법원에. 그걸 떼는 게 너무 힘들어요. 그걸 진행하신 분들도 별로 없고, 그런 게 확실히 있는 서류가 아니기 때문에….]
[배순상/서울시립 은평의마을 사회복지사 : 보증은 가족들이 해야 되지만 실제로 가족들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저희 원장님, 국장님이 보증을 해서 이 사람이 여기 입소해 있지만 신분이 없다….]
이들이 성본 창설을 위한 복잡한 법적 절차를 홀로 진행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무엇보다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올해 69살의 나이로 처음 신분증을 갖게 된 강 씨, 무적자의 삶이 익숙해진 이들에게 이렇게 당부합니다.
(취재 : 김지욱, 영상취재 : 황인석·이찬수·윤 형, 영상편집 : 오영택, CG : 임찬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김지욱 기자 woo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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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추적한 356명의 무적자 가운데 30%가 넘는 이들이 서울의 옛 이름 한양을 본관으로 갖게 됐습니다.
20세기 출생인 이들이 어쩌다 조선의 수도 한양을 자신의 뿌리로 삼게 됐을까.
대부분의 무적자들은 부모의 성과 본을 알지 못합니다.
[김 씨 : 나 혼자 나왔기 때문에 내가 어렸으니까 (성본을) 물어보진 않죠. (이름이) 없어도 일단 큰 불편이 없어 가지고 그냥 살긴 살았어요.]
성본 창설을 결정하는 법원은 주로 신청인의 요구와 현재 거주지를 고려해 본을 정합니다.
다만, 혈통주의가 강한 우리 사회 특성상 기존에 존재하는 본관을 쓸 경우 법률상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서울이 아닌 한양을 쓰게 한 겁니다.
[김택승/변호사 :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김 씨가 있잖아요. '(종친회에) 허락을 받아야 되지 않는 건가?' 법원에서도 그렇게 의견을 주셔 가지고….]
한양 말고도 용인, 남포처럼 이전에 없던 본들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본관들이 무적자였던 사실을 드러낼 수 있단 지적도 제기됩니다.
[백주원/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 : 이러한 경우에는 부모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그렇게만 정하는 것이 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세상에서 사라져 기록만 남은 가상의 도시가 세상에 존재하지만, 기록 없이 살아온 이들의 고향이 됐습니다.
성과 본을 만드는 건 사회로 들어오는 첫발이지만 이 한걸음 내딛기도 무적자들에겐 고됩니다.
성본을 만들기 위해선 공공기관을 통해 여러 서류를 받아내야 하는데, 기록이 없는 이들에겐 쉽지 않습니다.
[이승애/변호사 : 주민등록번호가 없고 그런 성과 본이 없다는 증명서 같은 걸 떼서 내야 돼요 법원에. 그걸 떼는 게 너무 힘들어요. 그걸 진행하신 분들도 별로 없고, 그런 게 확실히 있는 서류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이 지금까지 성과 본이 없이 유령처럼 살았다는 걸 보증해 줄 사람을 찾는 건 더 힘든 일입니다.
[배순상/서울시립 은평의마을 사회복지사 : 보증은 가족들이 해야 되지만 실제로 가족들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저희 원장님, 국장님이 보증을 해서 이 사람이 여기 입소해 있지만 신분이 없다….]
이들이 성본 창설을 위한 복잡한 법적 절차를 홀로 진행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고, 무엇보다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올해 69살의 나이로 처음 신분증을 갖게 된 강 씨, 무적자의 삶이 익숙해진 이들에게 이렇게 당부합니다.
[강 씨 : 자기가 누구한테라도 얘기하고 동사무소 가서 (얘기)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절대 찾아오는 건 없어요. 좋은 세상이니까 한 살이라도 겁먹지 말고 숨어 있지 말고….]
(취재 : 김지욱, 영상취재 : 황인석·이찬수·윤 형, 영상편집 : 오영택, CG : 임찬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김지욱 기자 woo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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