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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다소 둔화'서 '둔화' 물가 상승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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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수입물가가 올 들어 처음으로 꺾이면서 장기간 이어졌던 고물가 현상이 본격적으로 안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입물가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고물가를 타깃으로 했던 통화정책도 고금리를 겨냥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하락(-1.4%)했다. 4월에는 전월보다 3.8% 상승했지만 한 달 만에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떨어진 것이다.

수입물가가 내린 요인으로는 달러당 원화값 상승이 꼽힌다.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서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지난달 달러당 원화값은 평균 1365.39원으로 전월(1367.83원)보다 0.2% 올랐다.

최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인 것도 수입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평균 84.04달러로 전월(89.17달러)보다 5.8% 내렸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 하락은 원재료에선 광산품(-4.0%), 중간재 중에선 석탄 및 석유제품(-2.4%)과 화학제품(-0.6%)이 이끌었다. 세부 품목을 봐도 원유(-5.9%)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천연가스(-2.9%), 나프타(-2.3%), 요소(-12.9%) 가격도 크게 내려갔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입된 원자재가 완성품에 중간재로 쓰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생산되는 물건의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며 "석유류는 미리 계약한 가격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가격에 반영되는 데까지 일정 시차가 있지만 소비재는 수입 가격이 국내 가격에 곧바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정부도 물가 둔화가 본격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한다고 밝혔지만 이번에 '둔화'로 표현을 바꿨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5월 물가상승률이 2.7%를 찍었기 때문에 물가 상승세가 둔화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당 원화값과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외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은 변수다. 기재부는 이날 발간한 '그린북'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간 무역 규제 강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희조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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