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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하마스 모두 '승리 선언' 집착…협상 더 꼬이게 했다[이-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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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가자 재장악' 목표…완전 철군, 종전 요구

이스라엘은 "하마스 통치 능력 제거" 목표 고수

네타냐후 강경 발언이 자극…美 "간극 좁힐 것"

뉴시스

[가자지구=AP/뉴시스] 14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부레이 난민촌 주거용 아파트 폭격으로 부상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데이르 알발라에 있는 알아크사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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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에 하마스가 '영구 휴전, 완전 철군'을 요구하는 수정안을 내면서 인질 석방 및 휴전을 위한 협상이 더욱 꼬이게 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승리 선언'에 집착하는 탓에 양측이 평행선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마스 '가자 장악' 목표로 완전철군·종전 요구


하마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각) 카타르와 이집트에 보낸 휴전안 수정본에서 사실상 즉각적인 영구 휴전과 완전 철군을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휴전안은 1단계 일단 6주 휴전에 돌입, 2단계 영구 휴전 및 전면 철군을 위한 협상을 하는 걸 골자로 한다. 하마스가 합의를 이행하는 한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휴전 기간은 연장된다.

하마스는 2단계를 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영구 휴전에 들어간다는 사전 보장을 이스라엘에 요구했다. 처음부터 종전에 합의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1단계 첫날부터 이스라엘군이 가자 전역에서 철수를 시작, 일주일 내로 주요 도로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다. 기존 휴전안에선 1단계 인구 밀집 지역에 한해 철군한 뒤, 2단계로 전환되면 가자 전역에서 군을 철수하기로 제안됐다.

하마스의 요구는 영구 휴전과 전면 철군이 이뤄져야 이스라엘 인질 대부분 넘기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쟁 이후 가자지구를 장악하는 걸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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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시티=신화/뉴시스] 지난 11일(현지시각) 가자지구 가자시티 북부 셰이크 라드완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구호 식량을 받기 위해 구호소로 모여들고 있다.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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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통치 능력 제거" 목표…협상서 일부 양보


하마스 요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목표에 전면 반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능력을 제거하기 전까지 가자지구에서 군사 작전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천명해 왔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인 샤울 샤이 이스라엘 라이히만대 국가대테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NYT에 "인질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며 "바닥에서부터 최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원하는 건 이스라엘이 철군해 전쟁을 끝내고 하마스가 가자를 계속 통치하는 것"이라며 "인질들의 운명은 완전히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엔 유효한 카드가 많지 않다. 전쟁이 8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끝냈다고 한 가자지구 여러 지역에선 하마스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협상이 부진해지자 지난달 초 피란민이 밀집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지상 공격을 시작했지만, 협상에 유의미한 압박은 주지 못했다.

지난 8일 처음으로 인질 구출 작전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110명 넘는 인질이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다. 전쟁 장기화로 민간인 피해도 극에 달하면서 국제사회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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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트 간=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8일(현지시각) 라마트 간에 있는 셰바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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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이스라엘은 그간 협상에서 하마스 요구를 일부 수용하며 타결 노력을 해왔다. 1단계 인질 규모를 40명에서 33명으로 줄였고, 가자 북부 출신 피란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용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4월 말 이스라엘이 제시한 초안을 두고 "매우 관대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휴전안에 네타냐후 총리가 공개적으론 반발했지만, 이면에선 전시내각 전원이 휴전안에 만장일치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도 최근 이번 휴전안을 통해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수락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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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AP/뉴시스] 지난 9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 이스라엘 인질들의 가족과 친지들이 띄운 인질 석방 촉구 비행선이 비행하고 있다.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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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강경 발언이 하마스 자극…美 "간극 좁혀가겠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내 극우파를 인식한 탓에 강경 발언을 일삼은 게 하마스를 자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단계 인질이 석방되기만 하면,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을 파기해 공격을 재개할 것이라고 우려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 이스라엘 관료는 이달 초 액시오스에 "(협상에선) 상황을 모호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네타냐후 총리 발언으로 하마스가 더 많은 분명성을 요구하도록 밀어붙이고 있다"며 "타결을 더 어렵게 만드는 행위"라고 토로했다.

중재국인 미국은 난색을 보였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카타르 기자회견에서 하마스의 요구는 일부 실행 가능하지만, 일부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 하마스 관계자는 아랍 TV채널에 자신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한 게 아니며,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 편을 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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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린디시=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지난 1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풀리아 브린디시 공항에 도착해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내리고 있다.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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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여전히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희망을 잃지 않았지만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다른 중재국인 카타르·이집트를 통해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협상 타결을 위한 명확한 시간표는 없다며 "나머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이집트 및 카타르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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