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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경지냐" 게임하다 '툭' 이 말 뜻 뭐길래…사회복지사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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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유튜브 채널 '씨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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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복지사가 인터넷상에서 '경계선 지능'이 비하 의미로 쓰인다는 것을 알고 눈물을 보였다.

최근 CBS 유튜브 채널 '씨리얼'에는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영상이 게시됐다. '경계선 지능인'은 표준화 지능 검사(IQ)상 70~85 사이에 있는 사람이다. 지적장애 수준은 아니지만, 평균보다 낮은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어 '느린 학습자'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지적·인지·학습 능력 등이 부족해 사회에 적응하기 쉽지 않지만,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있으며 공식적인 질병에도 속하지 않아 별다른 지원과 보호를 받지 못한다. 전 세계 인구의 14% 정도가 경계선 지능인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700만명으로 추정된다.

서민정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최근 남편으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남편은 절 만나기 전에 '경계선 지능'이라는 개념을 아예 몰랐다"며 "그런데 어느 날 저한테 '경계선 지능이 사람들한테 많이 알려졌나 봐'라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당시 A씨는 경계선 지능인들을 위한 새로운 제도가 생기는 거라고 생각해 설레는 마음으로 "제도 생긴대?"라고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이 과거에는 상대방이 실수하거나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비하할 목적으로 "너 장애인이냐?"라고 물었다면 최근에는 "너 경지(경계선 지능인)냐?"라고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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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복지사는 "그 말을 듣고 담당자로서 울컥하더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온라인 지식정보 사이트) 나무위키에 경계선 지능인의 정의가 적혀 있다. '경계선 지능인 여자애들은 백치미가 있어서 다루기 쉽다'고 적혀있더라"며 "너무 화가 나서 삭제 요청을 했다"고 털어놨다.

서 복지사는 경계선 지능인을 바라보는 인식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계선 지능인이 또 다른 혐오 단어로 이용된다는 게 너무 속상했다"며 "모자란다는 식으로만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교육받으면 우리와 똑같이 생활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계선 지능인들은 굉장히 성실하다. 과정이 조금 오래 걸리긴 해도 배운 것은 열심히, 잘하려고 한다"며 "경계선 지능인들이 배려받으면서 계속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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