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어제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의 공수처 진술 내용 보도
"임성근 뺀 보고서 문제될 것 같아 보고서에 '흔적' 남겼다" 진술
공수처, JTBC 보도 "개연성 있다"…유재은 소환 "가능성 열려있다"
결론 바뀐 국방부 조사본부 보고서…'수사 외압 의혹' 새 국면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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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은 어제(10일),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로부터 '새로운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8월 14일 보고서에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혐의자'로 포함시켰던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을 엿새 뒤인 8월 20일 보고서에 뺀 과정에 대해 진술하면서 "보고서 내용을 바꾼 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최종 보고서에 '흔적'을 남겼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입니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이 최종 보고서에 남긴 '흔적'이라고 진술한 '참고6' 〈출처=JT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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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조사본부가 보고서에 일부러 남긴 흔적 '참고 6'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이 말한 '흔적'은 최종 보고서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참고 6'입니다.
'참고 6'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실과 국방부 검찰단이 모두 '대대장 2명만 혐의를 특정하고 임 전 사단장 등은 관련자로만 경찰로 넘기자'는 의견을 냈다는 내용입니다.
지난해 '채 상병 순직 사건 보고서'가 나온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7월 30일(일) 해병대수사단, 이종섭 장관에게 최초 보고(임성근 포함)
· 7월 31일(월) 이종섭 장관, 김계환 사령관에게 '사건 이첩 보류' 지시
· 8월 2일(수) 해병대수사단, 사건 경찰로 이첩 → 국방부 검찰단, 사건 회수
· 8월 9일(수) 이종섭 장관, 국방부 조사본부에 재검토 지시
· 8월 14일(월) 국방부 조사본부, 첫 보고서 작성(임성근 포함)
· 8월 17일(목) 이종섭 장관, 유재은·김동혁·박경훈 등 연석회의
· 8월 20일(일) 국방부 조사본부, 최종 보고서 작성(임성근 제외)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이 이끈 해병대수사단뿐 아니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받아 사건을 재검토했던 국방부 조사본부도 임 전 사단장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불과 엿새 뒤 보고서엔 임 전 사단장이 혐의자에서 빠졌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은 "최종 보고서에 임 전 사단장의 혐의를 뺀 건 '우리 뜻이 아니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임 전 사단장 혐의를 제외하자는 국방부 법무관리관실과 국방부 검찰단의 의견을 굳이 정리해서 최종 보고서에 넣어뒀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지난 4월 26일 공수처에 출석하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공수처는 유 법무관리관 재소환에 대해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혔다. 〈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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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개연성 있다" 인정…유재은 추가 소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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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오늘(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JTBC 보도 내용이 맞다고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 업무 종사자들의 특성상 그런 것들(임 전 사단장의 혐의를 뺀 것)이 자기 의지가 아니고, 자발적으로 한 결정이 아니라는 형태의 무언가를 남겼을 개연성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의지와 달리 외압에 의해 보고서 결론을 바꿨고, 나중에라도 불거질 책임의 소재를 가리게 될 때를 대비해 최종 보고서에 '흔적'을 남겼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이 보고서 내용을 바꾸도록 했다고 지목한 당사자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이 됩니다.
이 때문에 공수처도 유 법무관리관에 대한 재소환에 대해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했습니다.
김 검찰단장에 대한 소환 조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경북경찰청에 출석한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공수처는 국방부 조사본부의 최종 보고서에 임 전 사단장의 혐의가 빠진 이유를 수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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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조사본부의 바뀐 보고서…'수사 외압 의혹'의 새 국면
━지금까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은 지난해 7월 31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와 8월 2일 '사건 이첩-회수'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에서 회수해온 사건을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 역시 처음엔 해병대사령부와 똑같은 결론(임 전 사단장에게 혐의가 있다)을 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8월 14일과 20일 사이에도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어제 〈JTBC 뉴스룸〉은 이 기간 유 법무관리관과 이시원 당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최소 4차례 통화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통화가 국방부 조사본부의 보고서 내용을 바꾸는데 영향을 미쳤는지도 수사가 필요합니다.
수사할 의혹들은 쌓여가는데, 수사와 재판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31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고 "누구누구 수사 언급하면 안됨"이라고 받아 적은 정종범 전 해병대부사령관은 오늘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의 항명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또 불출석했습니다.
한 달여 뒤면 채 상병 순직 1주기가 됩니다.
이렇게 재판 증인들이 발을 빼는 사이 1주기가 다가오고, 그때부터 관련자들의 통화 기록이 하루씩 하루씩 지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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