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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임성근 뺀 외압 흔적' JTBC 보도에…공수처 "개연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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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어제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의 공수처 진술 내용 보도

"임성근 뺀 보고서 문제될 것 같아 보고서에 '흔적' 남겼다" 진술

공수처, JTBC 보도 "개연성 있다"…유재은 소환 "가능성 열려있다"

결론 바뀐 국방부 조사본부 보고서…'수사 외압 의혹'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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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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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은 어제(10일),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로부터 '새로운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8월 14일 보고서에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혐의자'로 포함시켰던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을 엿새 뒤인 8월 20일 보고서에 뺀 과정에 대해 진술하면서 "보고서 내용을 바꾼 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최종 보고서에 '흔적'을 남겼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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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이 최종 보고서에 남긴 '흔적'이라고 진술한 '참고6' 〈출처=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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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조사본부가 보고서에 일부러 남긴 흔적 '참고 6'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이 말한 '흔적'은 최종 보고서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참고 6'입니다.

'참고 6'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실과 국방부 검찰단이 모두 '대대장 2명만 혐의를 특정하고 임 전 사단장 등은 관련자로만 경찰로 넘기자'는 의견을 냈다는 내용입니다.

지난해 '채 상병 순직 사건 보고서'가 나온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7월 30일(일) 해병대수사단, 이종섭 장관에게 최초 보고(임성근 포함)

· 7월 31일(월) 이종섭 장관, 김계환 사령관에게 '사건 이첩 보류' 지시

· 8월 2일(수) 해병대수사단, 사건 경찰로 이첩 → 국방부 검찰단, 사건 회수

· 8월 9일(수) 이종섭 장관, 국방부 조사본부에 재검토 지시

· 8월 14일(월) 국방부 조사본부, 첫 보고서 작성(임성근 포함)

· 8월 17일(목) 이종섭 장관, 유재은·김동혁·박경훈 등 연석회의

· 8월 20일(일) 국방부 조사본부, 최종 보고서 작성(임성근 제외)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이 이끈 해병대수사단뿐 아니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받아 사건을 재검토했던 국방부 조사본부도 임 전 사단장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불과 엿새 뒤 보고서엔 임 전 사단장이 혐의자에서 빠졌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은 "최종 보고서에 임 전 사단장의 혐의를 뺀 건 '우리 뜻이 아니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임 전 사단장 혐의를 제외하자는 국방부 법무관리관실과 국방부 검찰단의 의견을 굳이 정리해서 최종 보고서에 넣어뒀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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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6일 공수처에 출석하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공수처는 유 법무관리관 재소환에 대해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혔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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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개연성 있다" 인정…유재은 추가 소환 가능성



공수처는 오늘(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JTBC 보도 내용이 맞다고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 업무 종사자들의 특성상 그런 것들(임 전 사단장의 혐의를 뺀 것)이 자기 의지가 아니고, 자발적으로 한 결정이 아니라는 형태의 무언가를 남겼을 개연성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의지와 달리 외압에 의해 보고서 결론을 바꿨고, 나중에라도 불거질 책임의 소재를 가리게 될 때를 대비해 최종 보고서에 '흔적'을 남겼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이 보고서 내용을 바꾸도록 했다고 지목한 당사자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이 됩니다.

이 때문에 공수처도 유 법무관리관에 대한 재소환에 대해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했습니다.

김 검찰단장에 대한 소환 조사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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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경북경찰청에 출석한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공수처는 국방부 조사본부의 최종 보고서에 임 전 사단장의 혐의가 빠진 이유를 수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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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조사본부의 바뀐 보고서…'수사 외압 의혹'의 새 국면



지금까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은 지난해 7월 31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와 8월 2일 '사건 이첩-회수'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에서 회수해온 사건을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 역시 처음엔 해병대사령부와 똑같은 결론(임 전 사단장에게 혐의가 있다)을 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8월 14일과 20일 사이에도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어제 〈JTBC 뉴스룸〉은 이 기간 유 법무관리관과 이시원 당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최소 4차례 통화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통화가 국방부 조사본부의 보고서 내용을 바꾸는데 영향을 미쳤는지도 수사가 필요합니다.

수사할 의혹들은 쌓여가는데, 수사와 재판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31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고 "누구누구 수사 언급하면 안됨"이라고 받아 적은 정종범 전 해병대부사령관은 오늘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의 항명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또 불출석했습니다.

한 달여 뒤면 채 상병 순직 1주기가 됩니다.

이렇게 재판 증인들이 발을 빼는 사이 1주기가 다가오고, 그때부터 관련자들의 통화 기록이 하루씩 하루씩 지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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