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8 (금)

이슈 공매도 전면 금지

잘나가는 미국증시, 뒷걸음질치는 '공매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테슬라는 세상을 바꿀 만큼 대단한 회사가 아니다."(2015년 1월)→"사람들이 돈을 가지고 쓰레기 주식을 사고 있다.(테슬라 공매도) 손실이 커 고통스럽다."(2020년 12월)→"사기꾼들의 시대다. 이제 공매도 전략을 끝내야 할 것 같다."(2023년 11월)

머니투데이

'공매도의 전설'이자 '테슬라의 적'으로 불렸던 짐 차노스 전 키니코스 어소시에이츠 회장. 테슬라의 주가 상승으로 큰 손실을 보고 지난해 말 공매도 헤지펀드를 폐쇄했다. /사진=블룸버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매도의 전설'이자 '테슬라의 적'으로 불렸던 짐 차노스 전 키니코스 어소시에이츠 회장은 테슬라의 주가 하락을 점치며 공매도 투자를 하다 큰 손실을 봤다. 급기야 지난해 말엔 약 40년간 운영했던 헤지펀드를 폐쇄, 차노스는 펀드 투자자들에게 남은 현금의 90%를 돌려주고 사실상 현역에서 은퇴했다. 2008년 60억달러(약 8조2600억원) 이상이던 이 헤지펀드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2억달러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설 곳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헤지펀드 조사업체인 HFR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08년 78억달러(10조7400억원)였던 공매도 헤지펀드 규모가 올 4월 현재 46억달러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HFR이 산출하는 헤지펀드 지수를 구성하는 공매도 펀드 종목 수도 2008년 54개에서 지난해 14개로 급감했다.

기업의 과도한 부채, 잘못된 회계처리, 부정적 현금흐름 등을 직접 파헤쳐 공개 저격해온 행동주의 공매도 펀드 운용사들이 활동을 접거나 다른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의료 벤처기업 나녹스와 중국 전기차 니오 등을 저격해온 행동주의 공매도 헤지펀드 시트론리서치의 활동도 크게 위축됐다. 이 헤지펀드는 지난 2021년 밈 주식인 '게임스톱'의 기업 가치에 의문을 표하며 공매도 공격에 나섰다가 '개미 군단'의 매수 반격에 큰 손실을 봤다.

머니투데이

그래픽=윤선정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지배구조 리서치 업체인 딜리전트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6년 265건에 달했던 전 세계 기업들에 대한 공매도 공격 건수는 지난해 110건으로 줄었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알려진 루이싱커피의 회계 부실을 고발해 나스닥 상장폐지를 이끈 칼슨 블록의 머디워터스는 최근 첫 매수 전용 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공매도 투자가 위축된 배경에는 증시 활황이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전략가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는 "지금 같은 시장에선 공매도를 치는 약세론자들이 꽤 오랜 기간 수수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의 공매도 헤지펀드가 잠재적인 시장조작 혐의로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와 감시 대상이라는 것도 한 요인이다. 시트론리서치의 앤드류 레프트 창업자는 "공매도는 끊임없는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큰 안 좋은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차노스 전 회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특별한 가치가 없는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을 악당으로 몰고 비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게임스톱 등 밈 주식 사태로 진짜 피해를 본 것은 공매도였고 이로 인해 산업 전체가 약화했다"고 말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