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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같이 한판 했는데 정말 인간 아니라고?”…K게임 도약 이끌 ‘AI친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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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 본부장
친구처럼 대화하는 AI 기술
‘버추얼 프렌드’ 순차 도입
감정 풍부한 음성 등 지원

해외매출 비중 95%로 높아
AI 탑재로 글로벌 공략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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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본부 본부장 [사진 =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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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진짜 친구처럼 대화하며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는 AI 에이전트인 ‘버추얼 프렌드’를 2년 내 도입한다.

이를 위해 대화형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언어 모델, 감정 표현을 풍부하게 하는 음성합성, 2D·3D를 생성하는 AI 기술, 게임 미션을 직접 푸는 강화학습 등을 개발해 순차적으로 게임에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크래프톤의 작년 매출액 1조9105억원 가운데 95%가 해외에서 발생한 만큼, K게임의 글로벌 수출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크래프톤의 이강욱 딥러닝 본부장겸 위스콘신 메디슨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3초짜리 음성만 활용해 이를 생생한 목소리로 만들어내는 국내 최고 수준의 음성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예를들어 배틀그라운드를 게임 한다고 하면, 함께 팀을 이뤄 진행해도 AI인지 인간인지 구분이 불가능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의 음성 합성 AI는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4o처럼 생동감 있는 목소리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AI 음성은 고음이 갈라지는 현상이 있는데, 이런 문제점이 없다. 현재는 사내 이벤트에 시범 적용하고 있는데, 잇따라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인 렐루게임즈가 지난달 사용자의 목소리 크기와 감정을 인식해 이를 기반으로 플레이하는 AI 게임 ‘마법소녀 루루핑’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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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집중하기 보다, 게임내 응용이 가능한 다양한 AI를 개발중이다. 음성 합성 외에도 크게 ▲NPC(Non-Player Character·플레이어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용 대화 스크립트를 생성하는 언어 모델 ▲ 사진을 게임 아이템 이미지로 전환하는 기술 ▲게임을 플레이하는 봇 등이 대표적이다.

이 본부장은 “LLM을 챗봇으로 구현한 것은 오픈AI보다 빨랐다”면서 “주인공이 게임을 하면, AI 애완동물이 다가와 말을 걸고 함께 즐기는 롤플레잉게임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또 크래프톤은 강화 학습을 게임 개발에 도입했다. 예를 들어 퍼즐 게임을 AI가 풀면서 게임 난이도를 측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본부장은 “게임 학습 없이도 AI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면서 “현재는 AI가 몇 분 만에 게임 미션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 게임 레벨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크래프톤은 2D·3D 이미지 생성 기술을 개발했다. 만약 카메라로 실제 칼을 촬영하면, 게임용 3D 아이템으로 생성되는 방식이다. 실제와 같은 다양한 아이템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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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본부 본부장 [사진 =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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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본부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 친구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함께 게임하고 대화를 할 수 있는 AI에이전트인 ‘버추얼 프렌드’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버추얼프렌드 도입에 필요한 개별 기술이 향후 순차적으로 게임에 녹아들어 갈 것”이라며 “완벽한 버추얼 프렌드는 2년 이내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사람과 게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상자가 알고 보니 사람이 아닌 AI인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2022년 AI 연구팀을 딥러닝본부로 재편했다. 본부는 필요한 AI 기술을 연구해 이를 산하 스튜디오가 개발하는 게임에 적용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본부장은 “범용적인 AI 기술을 만드는 대부분의 다른 정보기술(IT) 기업과 달리 크래프톤은 게임이라는 아주 특수한 분야를 혁신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연구를 이끌고 있는 이 본부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하고 UC버클리에서 전기컴퓨터공학 석박사를 취득하면서 AI에 입문했다. 이후 2019년부터는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2022년 크래프톤에 딥러닝본부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향후 10년 뒤 미래에 대해 “AI가 우리 삶에서 정말 많은 분야를 통째로 바꿔놓을 것”이라며 “특히 인간이 정보와 지식을 검색하고 습득하는, 공부라는 행위의 과정이 지금과는 아예 차원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개인적으로 AI를 매우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결국에 이 모든 행위는 공부에 귀결된다”며 “영어 문장을 쓰고 확인하는 것도, 프로그래밍할 때 도움을 받는 것도, 모르는 개념을 빠르게 물어보는 것도, 다 공부이기 때문에 AI로 인해 학습 방식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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