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카드납 지수 3%대
30%대 손보사도 車보험 카드납이 떠받쳐
보험사 "장기계약이라 부담 커…수수료율 1%대가 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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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보험료를 납부하는 비율이 올해 들어 다시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이 카드 수수료율이 부담돼 카드납을 차단하거나 까다롭게 만들면서, 소비자들에게 불편이 전가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의 카드납 지수는 올해 1분기 기준 3.8%에 머무르며 지난해 4분기(4.1%) 대비 0.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납 지수는 보험 계약자가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납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생보사 카드납 지수는 금융당국이 보험료 카드납 지수를 공시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지난해 처음 4%대로 올랐으나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다시 3%대로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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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은 보험료 납입이 일시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생명보험 상품은 장기 계약이 많고 월 보험료 규모도 높은 편이라 생보사 입장에서는 더 부담스럽다. '생보사 빅3'에 드는 한화생명·교보생명은 카드납을 한 건도 받고 있지 않으며, KDB생명의 경우 2016년 하반기부터 기존에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하던 고객을 제외하고는 카드납을 차단했다.
반면 보험 계약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를 통해 보험료를 납부할 경우 카드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선호하는 납부 방식이 될 수 있다. 당장 수중에 현금이 없는데 보험료를 내야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보험업권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납부 방법의 선택지가 많으면 편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가맹점 수수료가 부담되기 때문에 계속 부딪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카드사가 보험사에 적용하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2% 초반 수준이다. 다만 보험사들은 이 수수료율을 1%대까지 낮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손해보험사는 1분기 카드납 비율이 30.5%로 생보사보다 높지만, 지난 분기보다는 0.2%포인트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면면을 살펴보면 손보사가 제공하는 보험상품 중 자동차보험의 카드납 비율이 80%대를 유지하며 평균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을 제외하면 장기보장성보험은 15.7%, 장기저축성보험은 3.3%에 머무른다.
이에 지난 국회에서 보험료의 카드납 활성화를 위한 보험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내려는 계약자를 불리하게 대우할 경우, 보험회사에 대해 별도의 처벌 규정을 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원래 평균적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2%대고, 매출액 30억원 이하의 가맹점에 한해 1.5%까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매출액이 30억원을 훌쩍 넘는 대형금융기관인데, 제도상으로 우대가맹점이 아니면서도 1%대로 맞춰달라는 건 맞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회계기준 변경과 고령화로 실적과 매출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보사의 경우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사 자산운용수익률과 비교했을 때 실익이 없으며, 손보사와 비교했을 때 생보사의 보험료가 높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1%대가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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