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의 한 염전에서 근로자가 소금을 만들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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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이 즐겨 쓰는 문구 중 하나가 바로 ‘검찰은 사회의 소금’이라는 것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임명된 김수남 검찰총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스스로 물러나며 후배 검사들에게 “검찰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02년 대선 당시 여야의 불법 정치자금을 파헤쳐 국민적 영웅 반열에 오른 송광수 검찰총장 역시 2005년 4월 퇴임식에서 “검찰도 정도(正道)를 벗어나 사도(邪道)를 넘나든다면 사회의 소금이 아니라 공공의 적”이란 말을 남겼다.
사회의 소금을 자처하는 검찰을 보는 눈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송 전 총장의 퇴임사를 전해 들은 허준영 당시 경찰청장은 “소금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굵은 소금과 가는 소금, 맛소금 등 여러가지 있다”며 딴지를 걸었다. 당시는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로 두 조직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때였다. 허 청장의 말은 ‘검찰만 소금이냐, 경찰도 소금이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2008년 3월 대검찰청 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난 강충식 검사장은 “방부제는 짠 소금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달콤한 설탕도 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들에게 설탕처럼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자는 의미일 것이다.
이원석 검찰총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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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가 3개월가량 남은 이원석 검찰총장이 갑자기 소금을 꺼내들어 눈길을 끈다. 3일 대검에 새로 부임한 검사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이 총장은 “소금이 짠맛을 잃는 순간 가치 없는 광물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검찰이 공동체의 부패를 막고 사람의 몸에 필수적인 소금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한다면 결국 쓸모없이 버림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금과 같이 제 몸을 녹여 국가를 위한 검찰의 책무와 소명을 다하기 바란다”고도 했다. 거대 야당이 검찰을 손보려고 벼르는 상황에서 이 총장의 다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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