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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하루천자]애플 엔비디아 쇼크웨이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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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애플은 공식적으로는 반도체 기업이 아니지만, 인텔과 삼성을 능가하는 자체 반도체 칩 제작으로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해왔다. 아이폰에 탑재되는 A 시리즈, 노트북 맥에 탑재되는 M 시리즈의 높은 성능으로 '애플 생태계'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iOS와 맥OS 등 소프트웨어도 직접 설계해 반도체 성능 최적화 측면에서도 안드로이드(구글)나 윈도(MS)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다른 업체 단말기 성능을 압도한다. 애플이 반도체 역량에 집중하기 시작한 때는 언제였을까? 무려 17년 전인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이제 애플은 2024년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칩 M4를 통한 맥 PC 라인의 온디바이스 AI화,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도입한 아이폰 출시로 미래 모바일 칩 워를 예고하고 있다. 글자 수1044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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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에 '진심'인 사람은 하드웨어도 직접 만들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2007년 첫 아이폰을 소개하던 중 이렇게 말했다. 운영체제(OS)와 하드웨어를 직접 만드는 애플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극적인 표현이 있을까? 잡스는 이것이 30년 전 앨런 케이가 한 말이라고 소개했다. 케이는 잡스에게 매킨토시(맥) PC를 개발할 영감을 준 PARC(복사기를 만드는 그 회사다) 소속의 컴퓨터 과학자였다. 잡스는 1979년 PARC를 방문한 후 자신이 만든 PC와는 전혀 다른 '맥 PC'를 만들 결심을 한다. 잡스는 PARC에서 본 GUI와 마우스 아이디어에 큰 충격을 받았다. 잡스는 이후 리사와 맥이라는 GUI 컴퓨터를 만든다. 여기까지는 잘 알려진 내용이다.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케이는 객체 지향적 프로그래밍과 'C++' 언어의 시초인 '스몰토크'를 만들었다. 케이는 소프트웨어에 멈추지 않고 '다이나북'이라는 태블릿 PC의 원형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을 강조했다. 잡스는 그런 케이를 애플로 끌어들였다. 케이는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와 잡스를 연결해주기도 했다.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후 투자한 픽사는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로 대성공을 거뒀다. 픽사는 잡스가 재기하는 발판이 되었다. 이쯤 되면 케이가 잡스에게 미친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할 만하다.

잡스는 GUI를 사용한 맥 PC를 개발했지만 그가 개발한 맥 PC에는 허점이 있었다. PC를 작동시킬 CPU에는 여전히 애플이 아닌 다른 회사의 상표가 찍혀 있었다. 케이의 주장은 완전히 실현될 수 없었다. 1980년대 PC 회사가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은 상상 밖의 일이었다. 그 역할은 인텔, 모토로라, IBM의 몫이었다.

잡스의 아이폰 발표 프레젠테이션이 끝날 무렵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의 말이 스크린에 투영됐다. 잡스는 평소 좋아하는 말이라면서 운을 뗐다.

"나는 '퍽(아이스하키 공)'이 있던 곳이 아니라 '퍽'이 갈 곳으로 스케이트를 탄다."

이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애플의 정신을 의미한다.

-백종민, <애플 엔비디아 쇼크웨이브>, 세종서적, 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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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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