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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세계가 사랑한 거리의 예술가… ‘뱅크시’ 서울에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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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까지 ‘리얼 뱅크시’ 전시

‘얼굴 없는 화가’로 활동하는 英 작가

그라운드서울에서 작품 100여 점 공개

동아일보

‘리얼 뱅크시(REAL BANKSY: Banksy is NOWHERE)’ 전시 현장. 아튠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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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영국 런던 북부의 한 건물 외벽에 초록색 페인트가 칠해졌다. 벽만 봤을 땐 누군가 페인트칠을 잘못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벽 주변에 있는 나무와 벽을 함께 보니 얘기가 달라졌다. 초록색 페인트가 나무의 잎처럼 보여 앙상한 나무가 잎이 무성한 나무로 보이게 한 것이다.

벽에 페인트칠을 한 사람은 ‘거리의 예술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뱅크시.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그는 사회비판적인 메시지가 담긴 그림을 거리에 남기고 사라지는 인물로, 본명과 나이, 얼굴이 전혀 공개되지 않아 ‘얼굴 없는 화가’로도 불린다. 현지 언론은 뱅크시가 해당 그림을 통해 환경보호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아티스트이자 전 세계 예술계에 전례 없는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뱅크시의 작품이 한국을 찾았다. 그라운드서울(서울 종로구)에서다.

10월 20일까지 이어지는 ‘리얼 뱅크시(REAL BANKSY: Banksy is NOWHERE)’에선 그의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된다. 1998년부터 이어진 뱅크시의 작품 세계를 자세히 엿볼 수 있다.

뱅크시 작품 세계에 푹 빠져볼까?

뱅크시가 세계 곳곳의 거리, 건물 외벽 등에 그라피티 작품을 남길 때마다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낳는다. △제도권 비판 △반전과 평화 △환경보호 등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그의 작품은 현대인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뱅크시가 설립한 인증기관인 ‘페스트 컨트롤’의 공식 인증을 받은 작품 29점을 비롯해 관련 아카이브, 영상 등 총 130여 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2018년 영국에서 열린 경매 현장에서 그림이 낙찰되자마자 저절로 파쇄 되면서 유명세를 얻은 뱅크시의 대표작 ‘풍선을 든 소녀’의 파쇄 되지 않은 버전을 비롯해 △꽃 던지는 소년 △몽키 퀸 등이 포함됐다.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뱅크시 관련 전문 큐레이터들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거리 예술로부터 파생된 뱅크시의 초기 작품부터 비폭력주의, 예술의 자본화 등 다양한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그의 작품을 밀도 있게 담아내 뱅크시가 예술계에 미친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놀이공원 호수에 난민 보트가

전시에선 14m에 달하는 벽에 드로잉으로 재현된 ‘디즈멀랜드’ 공간도 볼 수 있다. 여기서 ‘디즈멀’은 ‘음울한(dismal)’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영어 단어로, 뱅크시가 디즈니랜드를 풍자하기 위해 2015년 영국에 문을 연 놀이공원. 현재는 운영되지 않는 이 놀이공원에선 파파라치에 둘러싸인 신데렐라, 인어공주가 살 것만 같은 물가 위에 난민 보트를 전시함으로써 우리가 사는 세상이 꿈과 환상만으로 가득한 공간만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밖에 다채로운 포토 스팟, 커스텀 굿즈 제작 등 뱅크시의 예술 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즐길 거리를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뱅크시의 예술 형식과 스타일의 근거를 발견할 수 있는 마사 쿠퍼의 사진 작품을 비롯해 스트릿 작가들의 작품 30여 점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윤재갑 그라운드서울 관장은 “그라운드서울의 개관 전시로 ‘리얼 뱅크시’를 개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예술은 불안한 이들을 위로하고 편안한 자들을 방해해야 한다는 ‘뱅크시즘’과 늘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전시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그라운드 서울 홈페이지를 비롯해 각 예매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명 리얼 뱅크시(REAL BANKSY: Banksy is NOWHERE)
-전시 기간 ∼10월 20일(일)
-전시 장소 그라운드서울 기획전시관
-티켓 가격 성인 2만 원, 어린이·청소년 1만5000원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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