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고민정 발언으로 개편 논의 가능성 제기…공론화는 못해
추경호 "민주당 내부서 이야기 꺼내놓고 '소수의견'이라 입장 바꾸지 말아야"
헌재, 문재인 정부 종부세 위헌 여부 오늘 결정 |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안채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30일 문재인 정부에서 납부 대상이 확대된 종합부동산세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데 대해 종부세를 도입한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복잡한 속내가 감지된다.
종부세는 노무현 정부에서 도입됐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세율과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상향 조정되면서 종부세가 크게 올랐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헌재의 결정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달 들어 민주당 지도부에서 1주택자 종부세 부담 완화 등 현실화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발언이 연이어 나오면서 22대 국회에서 여야 협조로 종부세 완화 논의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실거주용 1주택 종부세 폐지론'을 언급한 데 이어 고민정 최고위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종부세 총체적 재설계'를 주장했다.
이 같은 언급에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적극 환영한다"며 올해 정기국회에서 부동산 세제를 전면 개편하자고 제안했다.
실제로 민주당 정책위는 박 원내대표 등의 발언 이후 종부세 개편 가능성을 염두에 둔 내부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이 그간 가파르게 상승한 집값을 반영하고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표심이 바뀌는 '스윙 보터'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실용적 관점에서 정책 방향 수정을 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다만 종부세 완화·폐지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분명 존재하는 만큼 민감한 사안으로 분류돼 선뜻 공론화로 이어지지는 못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정작 부동산 소유자들이 종부세가 조세법률주의, 과잉금지원칙,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 낸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헌재가 받아들이지 않고 합헌 결정하면서 민주당이 관련 논의에 당장 속도를 낼 만한 명분이 다소 희석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합헌 결정이 종부세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속단하기 어렵다"며 "부동산 세제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만큼 논의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합헌 결정과 별개로 종부세 개편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종부세 개편 논의가 정치가 아닌 정책 이슈임을 부각하는 동시에, 민주당 일각에서 먼저 종부세 개편 주장이 나온 점을 강조하면서 곧바로 대야 압박에 나섰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일부에서 제기되는 종부세 폐지·개편·완화 논의를 적극 환영하고, 그것이 국민의힘의 종부세에 대한 기본 정책 방향이었다"며 "종부세 문제는 정책상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 내부에서 이야기를 꺼내놓고 나중에 '소수의견'이라며 입장을 바꾸거나 '부자감세'라고 반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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