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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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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쪼갠다니…국민연금, 지분 정리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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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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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물적분할을 추진 중인 한화그룹의 지주사 한화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저울질하고 있다. 주가 흐름을 지켜본 후 유불리를 따져 지분 일부를 정리하겠다는 취지다.

30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기금은 지난 16일 열린 한화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상정된 모멘텀 사업 부문 물적분할 안건에 대해 기권표를 행사했다. 사유는 주식매수청구권 확보를 위해서다.자본시장법 제165조에 따르면 분할, 합병과 같이 주주 이익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기업의 의사결정에 대해선 주주가 공정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달라고 기업에 요청하고 주식을 팔 수 있다.

분할,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주주총회에서 분할 안건에 반대 혹은 기권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활동에 관한 지침 제39조에 따르면 회사 분할 관련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경우 기금은 반대 또는 기권할 수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한화는 자금을 투입해 이를 사들여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한화 지분율은 7.4%에 달한다.

한화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한은 다음달 5일이다. 국민연금이 실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 보유 지분의 어느 정도를 정리할지는 5일 이후에 드러날 전망이다.

보통 상장사는 합병, 분할 반대 주주의 주식 매수 청구에 응하기 위해 자금 한도를 설정해놓고 내부 자금 조달 상황을 점검한다.

한화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응해 내부적으로 3700억원 한도를 설정했다. 약 20%의 반대 주주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매수 요청 금액이 3700억원을 넘어가면, 분할 결정이 철회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한화 보유 지분 가치는 약 1428억원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유무와 관계없이 분할은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한화의 매수 예정가격은 주당 2만8394원이다. 이날 종가(2만6550원) 대비 6.95% 높은 수치다. 일각에선 현재 한화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국민연금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유인이 낮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다음달 5일까지 한화의 주가 흐름을 보고 유동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현재 주가를 봤을 때 대량 매도는 없겠지만 최종 주가 흐름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열린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관련 주주총회에서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목표로 기권표를 던진 바 있다. 당시 셀트리온 측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비해 자금조달 규모로 1조원을 정해놓았다. 다만 이후 셀트리온 주가가 상승하면서 국민연금은 지분을 정리하지 않았다.

앞서 한화는 2차전지(배터리) 사업 강화를 위해 한화모멘텀을 분할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한화모멘텀은 한화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한화 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최소 5년 동안 한화모멘텀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달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 안건은 전체 주주 53%의 찬성표를 얻어 가결됐다. 한화 주가는 장기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07년 기록한 최고점에서 주가는 71% 하락한 상태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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