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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휴가' 대통령이 '출장' 장관에 전화... 긴박 현안 '채상병' 논의 가능성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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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외압 의혹 변곡점마다 통화 흔적
공수처, 윤 대통령에 사실확인 불가피
"대통령·장관 통화 문제없다" 신중론도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5일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3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참관하며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훈련상황에 대해 묻고 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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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2023년 7월 31일(해병대원 사망 사건 경찰 이첩 보류 지시).

②8월 2일(경찰 이첩 후 회수, 박정훈 대령 보직해임).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변곡점마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윤 대통령의 직접 개입 의혹을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 전 장관과 대통령실 관계자를 넘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상대로 의혹의 실체를 직접 확인하는 수순을 피할 수 없다는 관측도 슬슬 나오는 중이다. 다만 법조계에선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의 통화 자체는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라, 추가 의혹 확인을 위해선 두 사람 간의 대화 내용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29일 한국일보가 확보한 이 전 장관의 통신사실조회회신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2일 낮 12시 7분부터 낮 12시 57분까지 3차례에 걸쳐 총 18분간 통화했다. △이날이 윤 대통령의 여름휴가 첫날이었던 점 △이 전 장관이 우즈베키스탄에 출장을 가 있었다는 점에서, 두 사람 사이에 긴박한 현안 얘기가 오갔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 보인다. 결국 20분에 걸친 대화의 주요 주제가 '채 상병 사건 처리'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는 이유다.

두 사람의 통화는 '채 상병 사건' 초동 조사를 했던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이 전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어기고 사건 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 완료(오전 11시 50분)한 직후 이뤄졌다. 이후 박 대령은 보직 해임 통보를 받았다. 같은 날 그는 항명 혐의로 입건됐고, 이를 근거로 한 사건 기록 회수가 이뤄졌다.

이 밖에 이 전 장관은 사건기록 이첩 보류 지시 당일(7월 31일)과 국방부 조사본부 재검토 지시 전날(8월 8일)에도 각각 대통령실 유선전화, 윤 대통령 휴대폰으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통화 내용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의혹의 중요 시점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이 통화한 것이다.

야권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첩 보류 △사건기록 회수 △조사본부 재검토 등 외압 의혹의 매 지점마다 윤 대통령 혹은 대통령실의 관여 정황이 나온 만큼, 명확한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해서는 윤 대통령 본인을 상대로도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통화 사실만으로 대통령을 섣불리 조사 대상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일반적인 사건에서도 통화사실 자체만으로는 범죄의 단서로 삼기 어려운데, 이 사건에서 둘은 대통령과 장관이라는 업무 관계였다"며 "장관과 통화했다고 해서 대통령을 수사하려 든다면 과도한 정치적 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 등의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리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대통령에겐 국무위원에 대한 포괄적 지휘 권한이 보장된 반면, 박 대령에게 '독립적 수사 권한'이 있는지는 학계에서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 특수통 출신 변호사는 "군은 과실치사 등을 수사하지 말라는 게 개정 군사법원법의 취지"라며 "군에 수사권이 없는 사안에 대해 조치 의견을 바꾼 것이 어떻게 직권남용이 될 수 있는지 법리 검토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범죄가 되어야 수사기관에 실체 규명의 의무와 권한도 생기는 것"이라며 "현시점에선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파악하는 수사조차 무리한 수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수처로서도 현직 대통령을 조사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불소추 특권이 있긴 하지만 대통령도 수사는 받을 수 있다. 다만, 강제수사는 불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검찰이 현직 대통령 신분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하는 강수를 뒀지만, 실제 그를 소환 조사한 건 탄핵 이후였다.

결국 공수처는 대통령 개입설을 염두에 두면서 '우회로'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외에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7월 28일부터 8월 9일 사이 최소 40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대통령실·정부 고위관계자들, 여당 의원들이 대상이다. 대통령 본인 또는 대통령실 차원의 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공수처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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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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