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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조해진 "尹사과 요구 후회 안해…여당이 방어만 하면 망한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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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소통관][MT리포트] 22대 국회, 대한민국을 부탁해④

[편집자주] 21대 국회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4월 총선을 통해 탄생한 22대 국회가 막을 올렸다. 정쟁에 빠져 민생과 개혁에는 손 놓은 지난 국회와는 다른 모습을 국민들은 기대한다. 대한민국 헌법에 대통령보다 먼저 나오는 국회. 제 역할을 하는 국회를 위해선 어떤 혁신이 필요할까.

머니투데이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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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만 하고 나쁜 건 덮어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맞서 싸우기만 하는 것이 대통령을 지키는 게 아니다. 같이 망하는 길로 가는 거란 걸 느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4·10 총선을 열흘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초반엔 상승세가 느껴졌는데 선거일이 다가오니 정권심판론에 불이 붙어 인물경쟁력, 공약 등 백약이 무효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18,19대엔 밀양·창녕)에서 3선을 지낸 조 의원은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낙동강벨트'인 김해을에 출마해달란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TK(대구경북)와는 전혀 다른 민심을 보게 됐다.

조 의원은 "우리 당원들, 지지자들조차 대통령 뭐하는 거냐, (선거) 망치려고 작정한 거냐 얘기를 했고 이게 수도권 등 격전지 후보들이 똑같이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 누군가가 빨리 얘기를 해서 민심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선거 망하겠다 생각했다"고 했다.

조 의원의 대통령 사과 요구는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당내 일각에선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그는 "전혀 후회 없다"고 했다. 108석이란 초라한 성적표는 조 의원의 당시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총선 이후 조 의원은 더 활발하게 목소리를 내며 여권의 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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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그는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고 대선을 치를 때까진 우리가 야당이고 소수당이었기 때문에 똘똘 뭉쳐서 일을 할 수밖에 없었고 정권교체를 이뤘다"며 "이후 여러 문제가 보였지만 적극 얘기하기보단 민주당으로부터 당을 방어하는 역할에 치중했다. 결론적으론 정부나 당에 도움이 안 됐다"고 회고했다.

그가 여권을 향해 연일 쓴소리를 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잘했다고 보는 건 절대 아니다. 정부의 잘못에 눈감은 여당도 잘못했지만 이재명 대표의 방탄에만 힘을 쏟은 거대야당이 국회와 민주주의를 병들게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16, 17대엔 오히려 '최악의 국회' 이런 말이 없었다"며 "제 기억엔 20대 때부터 20대 국회가 최악이다 그러더니 21대가 최악이란 말이 나오고 22대는 안 봐도 나쁠 거라고 한다. 최악의 기록을 경신하는 경쟁이라도 벌어진 것 같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재명발 사법리스크'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정치의 위기는 지금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는 진영정치와 각 진영을 이끄는 팬덤정치가 득세하고 민주당발, 이재명발 사법리스크도 있잖나"라며 "대통령 후보 출신 당 대표가 수사를 받고 재판을 몇 개씩 출석하니 방탄국회가 된다. 국회 기능이 망가진 복합적 요인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입법폭주를 한 것이 국회의 본령을 거스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는 여러 정당들이 구성하는 합의제 기관이라면 대통령은 한 사람에게 모든 걸 부여한 독임제 기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조차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만을 위해 국정을 운영하면 안 되고 반대한 국민도 대표해야 하지 않나. 민주당 말대로 합의제인 의회를 다수당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대통령이 자기 마음대로 하는 걸 시비 걸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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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조 의원은 이러한 다수당의 독재를 막지 못한 것에도 여당의 책임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가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 하나하나에 대해 민심과 씨름하면서 이것이 민생에 어떤 피해를 가져오는지 알렸어야 하는데 취약했다"며 "민주당은 그게 굉장히 좋은 법안인 것처럼 잘 포장하니 국민의힘이 발목잡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원들의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선 당의 평가도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상임위, 본회의 보면 우리가 소수당인데도 민주당보다 출석률이 떨어진다"며 "민주당은 그것도 평가하는데 우린 안 한다. 꼬박꼬박 참석해 이슈를 갖고 싸워주는 의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가 바뀌기 위해선 궁극적으로 헌법기관인 의원 한 명 한 명이 각성해 소신을 갖고 의정활동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의원 개개인의 목소리가 강하고 차별화돼있고 소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 그걸 무시하고 획일적으로 당론을 정하기가 어렵다. 당론을 폐지하자고 한다고 폐지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조 의원은 또 "공천권을 없애고 공천제도, 공천절차만 있어야 한다"며 "그러면 전당대회도 피 튀기게 공천권을 갖고 죽자사자 하는 일이 없어지고 그러면 계파도 옅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4년 중임제 개헌에 대해선 "현재 같은 상황에선 대통령이 4년 내내 재선 선거운동만 할 것이다. 국정, 예산, 법안이고 다 그에 맞추게 될 것"이라며 "지금도 포퓰리즘 때문에 나라가 망가진다 그러는데 더 멍들어버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처럼 대부분 재선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 5년짜리도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하는 마당에 8년 하면 황제적 대통령을 보좌하게 되는 것"이라며 "꼭 4년 중임제를 한다면 대통령 권한을 확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2대에 새롭게 국회에 등원할 이들을 향해 "4년 후딱 지나간다. 당에서 하는대로 보스들이 하는대로 따라가면 들러리만 서다 허무하게 지나간다"며 "총선 때마다 교체율이 50%이기 때문에 4년 안에 확실한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전국민 5000만명 중 300명밖에 안 되는 집단이다. 분명한 어젠다를 갖고 활동하면 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단 인식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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