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27 (토)

이슈 5세대 이동통신

이통3사도 포기한 5G급 지하철 와이파이, 왜 자꾸 도전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케이온네트워크, 내년 상반기 6대 광역시에 상용화
5G 28㎓ 활용하는 스테이지엑스 이어 두 번째
사업성 없는데…"투자자 노린 거 아니냐" 업계 우려↑

머니투데이

추진 예정인 공공 서비스 구축사업/그래픽=김다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익성 부족으로 이통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포기했던 지하철 초고속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사업자가 또 나왔다. 제4이통사인 스테이지엑스에 이어 두 번째다. 고주파 대역을 활용한 빠른 와이파이로 국민들의 '통신복지'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기업인 이통3사마저 손을 놓은 사업에 중소사업자들이 도전하면서 현실적인 BM(비즈니스모델)조차 제시하지 못해 업계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케이온네트워크 "광고만 본다면 아무나 공짜로"


머니투데이

박준동 케이온네트워크 대표./사진제공=케이온네트워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온네트워크는 오는 6월 대구광역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6대 광역시 지하철·도시철도 구간에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가입 통신사와 관계없이 알뜰폰 사용자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가입자 인증 없이 최대 30GB, 사용자 인증 시 최대 100GB까지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한다. 케이온네이트워크 측은 와이파이 속도가 5G 평균보다 빠른 최대 2.4Gbps(초당 2.4GB)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5G 다운로드 평균 속도는 939Mbps다.

사업에 활용할 주파수는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비면허 구간으로 내놓은 22~23.6㎓ 대역이다. 이통3사와 스테이지엑스가 취득한 면허 구간과 달리 정부에 할당 대가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이 대역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전용 백홀기술 장비 모바일핫스팟네트워크(MHN)를 사용한다.

케이온네트워크는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사용 전 노출되는 콘텐츠와 광고로 수익을 거둘 계획이다.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는 지하철 이용자를 타깃으로 약 600만~7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주파수 비용이 들지 않은데다, 기간 통신사업자만 확보 가능한 위치정보 등을 기반으로 지역 광고 비즈니스와 연계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통신사나 알뜰폰 사업자 요금제 등과 결합해 구독상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스테이지엑스 "우리 고객만 쓸 수 있는 28㎓ 와이파이"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통신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2024.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케이온네트워크에 앞서 지하철 초고속 와이파이 사업 출사표를 던진 사업자는 제4이통사인 '스테이지엑스'다. 스테이지엑스는 지난 2월 주파수 경매를 통해 할당받은 5G 28㎓ 대역을 사용한다. 2021년 11월 이통3사가 서비스했던 5G 28㎓ 백홀망 와이파이와 같은 형태다. 해당 서비스는 기존 LTE 기반 와이파이보다 10배 빨라 국민들의 호평을 받았고, 5G 28㎓ 활용 대표 사례로 손꼽혔다.

스테이지엑스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내년 초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를 개시한다. 지하철에서 빠른 와이파이를 사용하고 싶다면 스테이지엑스를 선택하라는 의미다. 스테이지엑스는 지하철 와이파이를 통해 리얼5G로 불리는 5G 28㎓로 '고객경험'을 높이면 3년 내 300만명의 가입자를 모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단, 스테이지엑스는 비면허 구간을 사용하는 케이온네트워크와 달리 주파수 대가로 총 4300억원을 정부에 납부해야 한다.


사업성 안 보이는데…"투자자 노리나" 우려↑

연이은 지하철 초고속 와이파이 사업자 등장에 통신업계는 우려를 표한다. 장기간 통신서비스를 제공해 온 이통3사마저 수익성이 없다며 포기한 서비스를 중소사업자들이 뛰어들고 있어서다. 이통3사가 이미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데다, 수도권에는 이미 지자체에서 구축한 무료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도 촘촘하게 깔려있다.

게다가 20㎓를 넘어서는 초고주파 대역은 '직진성'이 강하고 '회절성(전파가 꺾이는 정도)'이 약해 속도는 빠르지만, 장애물이 있는 지역에서의 서비스가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기지국이 촘촘하게 깔려야 한다. 28㎓의 경우 전용 단말을 사용해야 하는데, 아직 국내에 출시된 단말이 없다는 것도 한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대용량 또는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는 이미 버스를 포함한 대중교통 곳곳에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지하철 초고속 와이파이 서비스의 사업성이 낮다"며 "제4이통사 등장을 보며 일부 사업자들이 새로운 통신 서비스를 내세워 투자자를 모아보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