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빠듯해진 우리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통계가 또 있네요. 높은 물가 때문에 누가 가장 손해를 봤는지가 확인이 된다고요?
<기자>
고공행진해 온 물가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손해를 크게 봤던 사람들이 누굴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요.
고령층과 더불어서 30대 세입자들, 청년 전세 세입자들이 손해를 크게 봤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입니다.
2019년 이후로 치솟은 물가와 높아진 금리에 연령별, 주거 형태별로 어떻게 영향을 받았나 한국은행이 분석해 봤습니다.
좌측 하단으로 갈수록 고물가 고금리로 손해를 봤다고 할 수 있는 그룹입니다.
그냥 한눈에 봐도 이득만 크게 본 집단은 없습니다.
그래도 굳이 구분을 해보자면 자기 집이 있는 중년층이 그나마 우측 중간에 대체로 모여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집이 있어도 65세 이상의 노년층으로 접어들게 되면 이런 이익들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세 세입자인 45세 미만의 청년층과 초기 중년층, 이 사람들은 고물가로도, 고금리로도 가장 큰 손해를 본 집단에 속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앵커>
<기자>
일단 물가 측면을 보면, 물가가 높아진다는 건 그만큼 돈 가치가 떨어진다.
이 1만 원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게 줄어든다는 얘기가 됩니다.
빚이 많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 빚의 크기가 줄어드는 효과도 좀 있습니다.
청년층은 생애 주기상 자기 집을 사든, 전세로 살든 대출이 많은 시기입니다.
그런데 전세는 집주인에게 무이자로 목돈을 예치시켜 놓은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죠.
무이자이니까 금리가 올라간다고 이득을 볼 수도 없습니다.
전세보증금 목돈의 가치가 떨어져 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특히 그냥 자기 돈으로 전세를 낸 게 아니라 전세대출까지 낸 청년층이라면 손해가 가장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빚을 많이 내서 자가를 마련한 청년층, 다시 말해 영끌족들도 금리가 워낙 오르는 바람에 이자비용이 늘어서 고통을 받았습니다.
한국은행은 이 사람들이 진 빚의 가치가 사실상 하락함으로써 고금리의 이득을 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이자비용이 너무 커져서 그런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됐다고 봤습니다.
30~40대에서 소득이 중상 정도로 잘 버는 편이고, 소비를 활발히 했던 사람들, 즉 아주 부자는 아닌데 젊고 잘 벌기 때문에 빚을 꽤 내고 돈도 쓸 수 있었던 사람들일수록 물가가 올라서 소비에 타격을 입고 금리가 올라서 또 손해를 봤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입니다.
<앵커>
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이 돈 쓸 여유도 없어지잖아요. 실제로 소비가 얼마나 줄었는지도 분석이 있네요.
<기자>
일단 지난 3년간 누적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8%였습니다.
매년 3.8%씩 오른 셈인데요.
2010년대에 물가는 매년 1.4% 오르는데 그쳤던 것에 비하면 얼마나 고물가 시기로 돌변했나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은 웬만하면 돈을 아끼고 식료품처럼 꼭 필요한 것 위주로 소비를 합니다.
이런 고령층에게 실질적인 물가상승률은 누적 16%에 달했던 걸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4년간 식료품이나 에너지 비용처럼 아무리 절약한다고 해도 꼭 써야 하는 필수품목들이 특히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고령층과 소비 습관이 비슷한 저소득층도 누적 15.5%의 물가 급등을 경험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렇게 물가 부담이 급격히 늘고 사람들이 가진 돈의 가치가 하락한 영향까지 따졌을 때 2021년과 22년 사이에만 소비증가율이 약 5% 포인트가량 줄어들었을 거라고 분석했습니다.
같은 기간에 소비가 실제로는 9.4%가 늘어났는데, 물가만 이렇게 높지 않았어도 14% 넘게 소비가 늘어났을 거란 얘기입니다.
국내 경제에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소비 부진, 내수 부진으로 꼽힙니다.
물가 부담을 빠르게 낮추는 게 지금 경기를 살리는 데도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빠듯해진 우리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통계가 또 있네요. 높은 물가 때문에 누가 가장 손해를 봤는지가 확인이 된다고요?
<기자>
고공행진해 온 물가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손해를 크게 봤던 사람들이 누굴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요.
고령층과 더불어서 30대 세입자들, 청년 전세 세입자들이 손해를 크게 봤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입니다.
2019년 이후로 치솟은 물가와 높아진 금리에 연령별, 주거 형태별로 어떻게 영향을 받았나 한국은행이 분석해 봤습니다.
그래프를 하나 보시게 될 텐데요, 이겁니다. 우측 상단으로 갈수록 금리와 물가가 높아져서 이득을 봤다고 할 수 있는 집단이고요.
좌측 하단으로 갈수록 고물가 고금리로 손해를 봤다고 할 수 있는 그룹입니다.
그냥 한눈에 봐도 이득만 크게 본 집단은 없습니다.
그래도 굳이 구분을 해보자면 자기 집이 있는 중년층이 그나마 우측 중간에 대체로 모여 있습니다.
고물가 고금리로 약간의 이득을 본 측면도 있는 사람들이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자기 집이 있어도 65세 이상의 노년층으로 접어들게 되면 이런 이익들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세 세입자인 45세 미만의 청년층과 초기 중년층, 이 사람들은 고물가로도, 고금리로도 가장 큰 손해를 본 집단에 속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앵커>
청년층이 고민도 많고 부담도 많은 나이인데 물가로 고생도 많이 하네요. 왜 이렇게 나타난 겁니까?
<기자>
일단 물가 측면을 보면, 물가가 높아진다는 건 그만큼 돈 가치가 떨어진다.
이 1만 원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게 줄어든다는 얘기가 됩니다.
실물이 아니라 그냥 돈, 금융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 자산의 가치가 줄어들게 되는 겁니다.
빚이 많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 빚의 크기가 줄어드는 효과도 좀 있습니다.
청년층은 생애 주기상 자기 집을 사든, 전세로 살든 대출이 많은 시기입니다.
그런데 전세는 집주인에게 무이자로 목돈을 예치시켜 놓은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죠.
무이자이니까 금리가 올라간다고 이득을 볼 수도 없습니다.
전세보증금 목돈의 가치가 떨어져 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특히 그냥 자기 돈으로 전세를 낸 게 아니라 전세대출까지 낸 청년층이라면 손해가 가장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빚을 많이 내서 자가를 마련한 청년층, 다시 말해 영끌족들도 금리가 워낙 오르는 바람에 이자비용이 늘어서 고통을 받았습니다.
한국은행은 이 사람들이 진 빚의 가치가 사실상 하락함으로써 고금리의 이득을 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이자비용이 너무 커져서 그런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됐다고 봤습니다.
30~40대에서 소득이 중상 정도로 잘 버는 편이고, 소비를 활발히 했던 사람들, 즉 아주 부자는 아닌데 젊고 잘 벌기 때문에 빚을 꽤 내고 돈도 쓸 수 있었던 사람들일수록 물가가 올라서 소비에 타격을 입고 금리가 올라서 또 손해를 봤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입니다.
<앵커>
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이 돈 쓸 여유도 없어지잖아요. 실제로 소비가 얼마나 줄었는지도 분석이 있네요.
<기자>
일단 지난 3년간 누적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8%였습니다.
매년 3.8%씩 오른 셈인데요.
2010년대에 물가는 매년 1.4% 오르는데 그쳤던 것에 비하면 얼마나 고물가 시기로 돌변했나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은 웬만하면 돈을 아끼고 식료품처럼 꼭 필요한 것 위주로 소비를 합니다.
이런 고령층에게 실질적인 물가상승률은 누적 16%에 달했던 걸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4년간 식료품이나 에너지 비용처럼 아무리 절약한다고 해도 꼭 써야 하는 필수품목들이 특히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고령층과 소비 습관이 비슷한 저소득층도 누적 15.5%의 물가 급등을 경험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렇게 물가 부담이 급격히 늘고 사람들이 가진 돈의 가치가 하락한 영향까지 따졌을 때 2021년과 22년 사이에만 소비증가율이 약 5% 포인트가량 줄어들었을 거라고 분석했습니다.
같은 기간에 소비가 실제로는 9.4%가 늘어났는데, 물가만 이렇게 높지 않았어도 14% 넘게 소비가 늘어났을 거란 얘기입니다.
국내 경제에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소비 부진, 내수 부진으로 꼽힙니다.
물가 부담을 빠르게 낮추는 게 지금 경기를 살리는 데도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