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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대통령 임기 단축 포함, 개헌 논의를"…與 금기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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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당선인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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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이 27일 개헌에 관해 “모든 것을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당선인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 관련 질문에 “22대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소임은 사회의 룰을 새로 정립하는 것”이라며 “(임기 단축은)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라 먼저 얘기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4년 중임제를 논의하면서 대통령 임기 단축 얘기도 하는 걸고 알고 있다”며 “4년 중임제가 정답이라고 꼭 생각하진 않지만 모든 논의를 다 함께 열어놓고 여야가 덜 싸울 수 있는 권력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에선 유력 당권 주자인 나 당선인이 대통령 임기 단축까지 거론하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한 데 주목하고 있다. “통치구조와 선거제 대전환으로 다양성·비례성의 정치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며 큰 틀의 권력구조 개편을 설명하면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그동안 대통령 임기 단축은 여권 내에서 일종의 금기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임기 단축 발언은 “4년 중임제 개헌을 하자”(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거나 “윤 대통령은 임기 단축 개헌에 동의하라”(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처럼 주로 범(汎)야권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여권에선 개헌론 주장이 조금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다른 당권 주자들도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상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협치가 잘 안 되는 이유는 승자독식의 대통령제 때문”이라며 “협치를 제도적으로 강요할 수 있게 있는 방안이 권력분산형 개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내각제 요소를 살리면 권력의 파이를 다 같이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대화와 소통의 협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호 의원도 지난달 1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시기를 일치시켜야 한다”며 “개헌 논의는 곧바로 시작하되 (개정 헌법) 시행 시기는 차차기 대선 정도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임기 단축 문제엔 “국민의 선택으로 주어진 권력을 임의로 포기하겠다는 것이어서 부정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현 지도부도 개헌 문제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관련해 “이왕 개헌을 한다면 근본적 문제를 함께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지난 17일 “국가 거버넌스 관련 문제는 여러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말을 들어가면서 22대 국회 개원 후에 (개헌에 관한) 입장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야권에선 개헌 논의에 더욱 적극적이다. 조국 대표는 지난 17일 “22대 국회가 열리면 국회와 국민 모두 개헌을 논의하자”며 제6공화국의 종식과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골자로 하는 제7공화국로의 개헌을 제안했다. 개혁신당 대표를 지낸 이준석 의원도 틈만 나면 “윤 대통령에게 변화가 없다면 임기 단축 개헌 상황이 올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는 ‘원 포인트’ 개헌에 방점을 두고 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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