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겐 익숙하지 않지만 게임 업계 종사자라면 필수적으로 따라붙는 플랫폼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실시간 3D 개발 엔진 '유니티'다. 2004년 덴마크에서 시작해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두고 있는 유니티테크놀로지스는 게임·콘텐츠 제작 엔진 유니티를 통해 국내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입지가 강력하다.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넥슨(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송민석 유니티코리아 신임 대표는 최근 경기 성남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인공지능(AI)이 기반이 된 콘텐츠 창작 도구 '뮤즈'와 AI 모델을 게임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센티스'를 중심으로 창작자에게 최적의 개발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니티표 AI는 개발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들이 보다 나은 개발 환경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게 뒷받침하는 역할을 주된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월부터 유니티 한국지사를 이끌게 된 송 대표는 프로그래머로 경력을 시작해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기술 전략가로서 게임·엔터테인먼트 산업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16년 유니티코리아에 합류한 이래 그동안 영업 전략 개발 등 게임 사업 부문의 핵심 비즈니스를 주도해왔다.
올해 대표 취임 후 첫 시험대로 그는 유니티 뮤즈와 유니티 센티스에 승부를 걸고 있다. 지난해 11월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형태로 시장에 일부 공개된 바 있는 두 솔루션은 올 하반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송 대표는 "전 세계 콘텐츠 크리에이터(창작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도구가 유니티이기에 당연히 AI 역시 그 안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 일환으로 개발성과 접근성의 관점에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AI를 통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유니티 역량을 집중한 것이 뮤즈와 센티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니티 뮤즈가 콘텐츠를 만드는 영역의 제품이라면 센티스는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개발자에게 도움을 주는 AI 환경으로, 유티니가 이 두 가지 솔루션을 멀티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첫 번째 회사"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개발자들은 뮤즈를 활용해 텍스트로 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빠르게 3D 모델링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텍스트 응답을 통해 원하는 색깔이나 형태로 자동 수정되도록 주문할 수 있다.
송 대표는 "AI가 당장 개발에 핵심적인 영역까지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토타입 제작 속도를 크게 단축하는 등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나갈 것"이라면서 "유니티 역시 뮤즈와 센티스 등 AI 도구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는데, 움직임이나 환경 사운드와 같은 프롬프트 기반 음향 효과를 AI로 생성하는 '뮤즈 사운드'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니티 엔진 중 가장 최신 버전으로 올해 출시될 '유니티6'에는 개발자들이 필요로 하는 주요 AI 기능이 여럿 탑재될 예정이다. 송 대표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생산성이나 성능을 향상할 수 있도록 엔진 본연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다양한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반영하려는 노력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비용·고효율 게임 개발 엔진의 대표 주자로 유니티 시리즈를 업그레이드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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