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챗봇을 쉽게 구축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소상인이나 개인판매자는 AI를 사용하고 싶어도 쉽지 않습니다."
오늘날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다.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등 수많은 생성형 AI가 등장했다. 이들 AI는 AI 인프라스트럭처의 근간이 된다고 해서 파운데이션모델이라고 부른다. 초거대AI 모델을 구축해 이를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형태로 각 기업에 제공한다. 하지만 대규모 언어 모델을 사용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다. 초거대AI 기업으로서도 그래픽처리장치(GPU)나 전력에 돈이 들기 때문에, 고비용을 수반한다.
하지만 하렉스인포텍은 '상거래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개발해 소상공인과 시장상인, 개인 판매자들이 대규모 데이터와 자본이 필요한 대형언어모델(LLM)을 별도 개발 없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방법은 이렇다. 하렉스인포텍의 AI 플랫폼은 대화형 AI를 통해 소비자의 구매 경험을 개선하고, 판매자에게도 고도화된 마케팅 도구, 결제 시스템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비자나 판매자가 AI 기능이라는 것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하렉스인포텍의 솔루션은 별도 앱이나 웹을 구축하는 형태가 아니다. 종전 업체의 온라인 결제 플랫폼에 API 형태로 자연스럽게 챗봇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박경양 하렉스인포텍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사용자들은 원하는 상품이 있을 때 여러 업체를 방문하거나 메뉴를 일일이 비교할 필요 없이, 챗봇만 사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시장에 있는 치킨 업체가 하렉스인포텍의 솔루션을 활용한다고 해보면 이렇다. 치킨 업체 앱의 대화형 주문에서 AI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추천한다. 또 소비자가 메뉴를 고르기만 하면 카드 번호 등을 일일이 입력할 필요 없이 결제를 대신해 준다. 아울러 배달 현황까지 대화 형태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과 개인 판매자들은 AI가 탑재된 '구매자-판매자 매칭 에이전트'를 사용할 수 있다. 종전 쇼핑 플랫폼에 지불하는 높은 수수료와 광고 비용 없이, 판매자는 챗봇으로 주문접수 확인부터 배송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뿐 아니다. 소비 패턴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상품 기획 아이디어 제안 △결합 판매 상품 목록 제안 △추천 상품 수요예측 △상점 간 협업 전략 제안 △날씨·이벤트별 상품 추천 프로모션 제안 등이 이뤄진다.
박 대표가 이 같은 AI 서비스를 만든 까닭은 AI가 독과점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플랫폼에 이어 AI 서비스까지 빅테크와 대기업들의 전용물이 된다면 중소기업, 소상공인, 농어민들은 거의 모두 소비자 시장을 대기업에 빼앗기고 이들에게 종속되거나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렉스인포텍은 이미 치킨 프랜차이즈 BBQ, 공공 배달 서비스 '울산 페달'과 제휴를 맺었다. 대화형 주문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BBQ는 종전 앱에 'AI 추천메뉴'를 추가했다. 소비자는 자주 주문한 메뉴를 바로 찾을 수 있고, BBQ는 주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메뉴를 추천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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