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일 병행하다 자신도 건강 나빠져 비관
[헤럴드경제=윤호 기자]30년 넘게 돌본 선천성 질환과 장애가 있는 아들을 살해한 60대 어머니가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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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아침 울산 자택에서 30대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아들에겐 선천성 심장병, 청각 장애, 면역 장애 등이 있는데 소화 기능도 좋지 않아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자주 토했다. A씨는 아들을 돌보면서 의료비 마련을 위해 일을 해야 했다.
하지만 A씨의 이런 노력에도 아들 병세는 심해져 갔고, 잘 움직이지 못하거나 구토를 자주 해 1년 중 100일 이상을 입원해야 했다.
A씨 역시 나이가 들어가면서 척추협착증이 생기는 등 건강이 나빠졌다. 지난해 9월에는 허리통증 때문에 돈벌이로 하던 요양보호사 일을 어쩔 수 없이 그만둬야 했다.
A씨는 약 두 달 뒤 허리 증세가 다소 나아져 재취업을 준비했으나 아들은 그 무렵 다시 입원해야 할 만큼 건강이 나빠졌다. 절망감을 느낀 A씨는 정신과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에 A씨는 결국 남편이 외출한 사이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보냈고 자신도 따라가려고 시도했으나, 귀가한 남편에게 발견돼 소방 당국과 경찰이 출동하면서 재판에 넘겨졌다.
남편 등 A씨 가족은 A씨가 그동안 들였던 노고와 겪었던 고통을 이해해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A씨 사정을 참작하면서도, 자녀가 어떠한 장애가 있다거나 그 인생이 순탄하지 않다고 해서 부모가 자신이나 자녀의 처지를 비관해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머니로서 아들을 30년 넘게 정성껏 보살펴 왔다. 간병과 직업 활동을 병행하면서 다른 가족과 소통이 부족할 정도로 고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은 이 범행 이전에도 아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아들이 저항해 실패한 적이 있다. 생존 의지를 보였던 피해자를 살해한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피고인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모두 피고인과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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