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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수명 71.4년…암·코로나 탓 10년전으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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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대수명도 61.9세로 2012년 수준으로 하향

코로나 기간 기대수명 급감…비만·영양결핍도 원인 지적

"기대수명 71.4년…암·코로나 탓 10년전으로 회귀"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청사 앞 현판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전 세계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이 증가세를 멈추고 10년 전 수준인 71.4년으로 회귀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가 나왔다.

인류를 보건 위기에 빠뜨린 코로나19 대유행과 암을 비롯한 비감염성 질병의 지속적인 발병 확대로 글로벌 보건 수준이 퇴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WHO는 24일(현지시간) '2024 글로벌 보건 통계 보고서'를 내고 "지난 10년간 이어진 전 세계 인구의 기대수명 개선 추세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은 2022년 기준으로 71.4년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2019∼2021년 기대수명이 1.8년 급감한 결과라고 WHO는 설명했다.

유병기간을 제외하고 건강한 상태로 사는 기간을 뜻하는 건강 기대수명은 2022년 기준 61.9년이었다. 이 역시 2019∼2021년 1.5년 감소하면서 2012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한국 통계청 자료를 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22년 기준 82.7년, 건강 기대수명은 65.8년이다.

기대수명 감소 현상은 지역별 편차가 나타났다.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역에서 기대수명이 더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미주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2019∼2021년 사이 기대수명이 3년, 건강 기대수명이 2.5년 줄면서 세계 평균보다 월등히 큰 감소 폭을 보였다.

보고서는 기대수명이 감소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코로나19 대유행을 꼽았다.

코로나19는 2020년 전 세계 사망 원인 가운데 암·심장질환에 이어 3번째였고, 2021년에는 심장질환을 제치고 2위까지 올라갔다. 기대수명이 급격히 줄어든 기간과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은 상당 부분 겹친다.

암을 비롯한 비감염성 질병도 기대수명 감소의 핵심 원인이다.

보고서는 암과 심장질환, 뇌졸중, 알츠하이머, 당뇨병 등의 비감염성 질병이 2019년 전체 사망 원인의 74%를 차지했고,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도 78%를 차지하는 등 변함없는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양실조와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된 난민 등의 확대도 기대수명 감소 현상과 결부됐다.

WHO는 영양결핍으로 생긴 저체중뿐 아니라 비만도 영양실조로 분류한다.

2022년 기준으로 5세 이상 세계 인구 중 10억명 이상이 비만을 겪고 있으며 5억명 이상이 저체중 상태로 조사됐다고 WHO는 전했다.

이는 소득수준으로 구분할 문제가 아니라고 WHO는 진단한다. 최빈국에서도 저체중뿐 아니라 영향 불균형을 겪는 비만 인구가 상당히 많게 나타나는 점 등에 비춰 영양실조는 복잡한 만성질환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난민과 이주민, 장애인 등의 건강 문제도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WHO는 강조했다. 의료 서비스 접근 장애를 겪는 이들은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의 16%인 13억명에 이른다고 보고서는 부연했다.

WHO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의 일환으로 양질의 필수 의료 서비스를 차별 없이 받는 '보편적 건강 보장' 대상 인구를 늘리자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18년부터 2025년까지 10억명 이상을 보편적 건강 보장 인구로 새로 편입하자는 목표다.

보고서는 "2018년 이후 5억8천500만명이 보편적 건강 보장 인구로 추가됐지만 10억명 목표에는 못 미치며 이런 추세로는 2025년이 되면 7억7천700만명이 추가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WHO는 각국이 더 큰 노력을 기울여 보편적 건강 보장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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