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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물밑 당권경쟁 이미 시작…1위 한동훈 견제하며 '차별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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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지층선 한동훈 압도적 1위, 국민 전체선 유승민과 접전

한동훈 나경원 유승민 윤상현 등 출마 여부엔 말 아껴

뉴스1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 참패한 가운데 혼란에 처한 당을 추스르고 이끌어갈 구원투수로 누가 등판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회의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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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오는 7월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주요 당권주자들은 출마 의사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도 현안에 목소리를 내거나 당내 인사들과 접촉을 늘리며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23일 여권에 따르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 안철수·윤상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주요 인사들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당 안팎 여론 기류를 살피는 모습이다.

최대 관심사는 단연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다. 4·10 총선 다음 날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잠행을 이어가던 한 전 위원장은 최근 해외직구 금지 논란을 시작으로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정부 규제를 비판하는 등 대통령실과도 각을 세우면서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이후 공개 발언이 없었으나 목격담이 회자됐다. 일각에서는 의도된 '바이럴(입소문) 마케팅'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총선을 함께 한 비대위원, 당 사무처 당직자들 등 당내 인사들과 접점도 넓히고 있다.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를 고려해 인연을 맺었던 인사들과 물밑 교류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최근에는 차기 대권 경쟁자로 꼽히는 오세훈 시장과 직구 금지 논란을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여성 최다선(5선) 나 전 원내대표는 '식사 정치'를 하며 당내 인사들과 교류를 늘리고 있다. 총선 엿새 뒤인 지난달 16일에는 국민의힘 여성 당선인들과 비공개 차담회를 하고, 당내 여성의원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나 전 원내대표 주최로 열린 저출산과 연금개혁 관련 세미나에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과 당선인이 대거 몰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나 전 원내대표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몸풀기에 나섰다는 말이 나왔다.

유 전 의원은 강연정치의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인천대에서 법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청년의 미래와 정치'를 주제로 강연했고, 9일에는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정치 리더의 조건' 강연의 연사로 나섰다. 이는 청년층을 끌어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윤(윤석열)의 대표 주자 격인 그는 중도층 공략과 외연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9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방송된 TBC 창사 29주년 특별기획 '보수 길을 묻다-따뜻한 보수 유승민 의원 편'에서 "'살아 있는 권력에도 법대로 하는 강직한 검사'의 이미지가 김건희 여사 사건이나 채상병 특검 등을 거치며 다 무너져 내렸다"며, 보수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윤으로 분류되는 수도권 5선 윤상현 의원은 총선 이후 거의 매주 세미나를 열어 전문가, 언론인, 당선인·낙선자들과 함께 보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8일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을 시작으로 총 5차례 세미나를 열었다. 24일에는 '진보가 보는 보수' 세미나에 진보 진영 인사들을 초청해 보수 혁신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있는 한 전 위원장 외에 나 전 원내대표와 유 전 의원, 윤 의원 등은 모두 연금개혁, 채상병 특검, 문재인 전 대통령 회고록, 라인 사태, 전국민 25만원 민생 지원금 등 주요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고 있다.

지지층 사이에서는 '한동훈 대세론'이 형성됐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나오면 대항할 사람이 없다"며 "한 전 위원장 행보를 보면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듯 한데, 나오면 당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 결과 한 전 위원장은 당 지지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국민의힘 지지층 37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대표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은 결과, 한 전 위원장이 54.8%로 1위를 기록했다. 당 지지층 2위는 원희룡 전 장관(13.6%)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민 전체 결과(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선 한 전 위원장과 유 전 의원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 위원장이 29.1%로 1위를 기록했고, 유 전 의원이 27.8%로 바짝 따라붙었다.

이처럼 당권주자들 사이에 물밑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지만, 아직 전당대회 준비 작업은 실무 차원에서만 논의가 진행 중이다. 김민전 대변인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일정에 관해 "아직 타임라인이 나온 걸로 알고 있지 않다"며 "채상병 특검법이 아주 첨예하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아직 전당대회 일정 등에 대해선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8월 전당대회 개최로 가닥이 잡혔다는 보도에 대해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 당은 모든 사항을 지켜보고 검토 중이며 8월로 중지라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100%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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