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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ASML “중국, 대만 침공땐 TSMC 장비 원격 셧다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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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네덜란드 ASML 본사에 전시된 버스 크기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모습. 전 세계에서 이 장비 생산업체는 ASML뿐이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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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반도체 장비업체인 네덜란드 ASML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대만 내 ASML 설비를 원격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시 최첨단 반도체 기술이 중국에 유출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 관리들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대만 내 반도체 생산시설은 어떻게 되느냐”며 대만과 네덜란드 정부에 우려를 표했다. 이에 ASML 관계자는 “원격으로 장비를 강제로 셧다운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 정부와 ASML은 중국의 대만 침공 상황을 가정하고 시뮬레이션까지 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보도에 대해 TSMC, 네덜란드 무역부는 논평을 거부했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와 국방부, 상무부 대변인도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해당 장비는 시내버스 크기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다. EUV는 고주파 광파를 활용해 현존하는 최소 마이크로칩 트랜지스터를 인쇄하는 기술로, 인공지능(AI) 및 군사용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을 만드는 데 주로 쓰인다. 이 장비는 정기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원격 비상정지(킬 스위치) 장치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대당 가격이 2억 유로(약 2960억원)인 EUV 장비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전 세계에서 ASML이 유일하다. ASML은 2016년 처음 개발한 이 장비 가운데 200대 이상을 중국 외 다른 국가에 팔았는데, 가장 많이 구매한 업체는 TSMC다.

앞서 마크 류 TSMC 회장도 지난해 9월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이 침공을 받는다면 TSMC 공장은 셧다운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 회장은 당시 “아무도 TSMC를 무력으로 통제할 수 없으며 군사 침공이 발생하면 TSMC 공장을 가동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의 요청으로 해당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으며 지난 1월부터는 사양이 낮은 심자외선(DUV) 장비 수출도 제한 중이다. 미국 정부는 첨단장비 수출금지령이 시행되기 전부터 ASML 장비의 중국 수출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지난 4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ASML의 피터 베닝크 당시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정부가 일부의 경우에 있어 중국에 이미 수출된 장비들에 대한 유지·보수도 막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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