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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김범수 케이큐브홀딩스, 금산분리 벗어났지만…투자 성적은 '에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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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증권 상당수, 투자금 회수 '불확실'

더팩트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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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윤정원 기자] '문어발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은 카카오가 계열사 축소에 나선 가운데 케이큐브홀딩스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금산분리'의 족쇄는 벗어던졌지만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증권 가치가 내리막길을 걷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케이큐브홀딩스 역시 청산 수순을 밟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온다.

◆ '카카오 2대주주' 케이큐브홀딩스, 금산분리 논란 덜어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지난 2007년 1월 소프트웨어개발 및 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으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개인회사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올해 3월 말 기준 카카오 지분 10.39%를 보유하고 있다. 김범수 창업자(13.27%)의 뒤를 이어 카카오 2대주주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의 최대주주나 계열사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지주사는 아니지만, 사실상 카카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앞서 케이큐브홀딩스는 '금산분리' 규정을 어겼다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저격을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한 데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검찰에 고발했다. 자산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금융·보험회사가 지켜야 할 '국내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규정(금산분리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케이큐브홀딩스는 '금융사가 아니라고 판단해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며 불복 소송을 냈다. 자사 금융수익은 모두 자체 자금을 운용해 얻은 것이므로 고객 예탁자금 운용을 업으로 하는 금융사로 분류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법원은 케이큐브홀딩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12월 서울고법 제7행정부는 공정위의 시정명령이 부당하니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달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여기에 더해 판결문을 분석한 뒤 수사 지속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던 검찰 역시 최근 케이큐브홀딩스가 '무혐의'라며 최종 결론을 냈다.

◆ 카카오 관련 수사, 여전히 진행형…실적도 아쉬워

다만, 검찰이 진행 중인 카카오 관련 수사는 여전히 4건이나 남아 있다. 현재 남부지검이 수사 중인 카카오 관련 사건은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인위 조종 의혹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가맹 택시 콜(호출) 몰아주기' 의혹 △가상화폐 '클레이(klay)' 횡령·배임 의혹 등으로 추려진다.

사법 리스크를 계속해 안고 가면서 김범수 창업자의 '비욘드코리아'라는 비전 달성은 손에서 점점 멀어지는 형국이다. 비욘드코리아는 김 창업자가 지난 2022년 3월 발표한 미래 비전이다. 국내 치중된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당시 김 창업자는 해외 매출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카카오가 낸 실적은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카카오는 이달 9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9884억원, 영업이익 120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고, 영업이익은 92% 증가했다. 부진한 성적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지만, 여전히 증권가 컨센서스(시장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더욱이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상승폭을 다시금 줄인 상태다.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3.9% △2분기 5.9% △3분기 6.2% △4분기 8.0% 등으로 개선되는 추이였지만, 올해 1분기 다시 6.0%로 내려왔다.

◆ 케이큐브홀딩스, 몸집 줄이기 동참 가능성 '글쎄'

카카오는 아쉬운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회사 수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 수는 총 128개로, 전년 동월(147개사) 대비 19개 감소했다. SM을 인수하며 산하 계열사 25개가 편입된 것을 감안하면 실질 감소 폭은 더 크다.

이 과정에서 투자 성과가 미진한 케이큐브홀딩스의 행보는 눈총을 사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증권은 작년 말 기준 15개다.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아트앤디자인인터내셔널 △마리마리 △베이스이스트링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합자회사 △오콘 △ARGONAUTIC VENTURE SPC △히어로미디어그룹 △cocone ONE Co., Ltd. △아이콘 △김기사랩투자조합2호 △베이스에이스트링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합자회사2호 △비욘드뮤직1호사모투자합자회사 △인비저닝클라이밋솔루션 투자조합 △ARGONAUTIC VENTURES SPECTRUM 등이 피투자회사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중 장부가가 취득원가보다 높은 것은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뿐이다. 또한 케이큐브홀딩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트앤디자인인터내셔널(6억5141만원) △베이스이스트링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합자회사(10억1988만원) △오콘(46억8457만원) △히어로미디어그룹(3억원) △아이콘(1000만원) △김기사랩투자조합2호(1억4653만원) △베이스에이스트링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합자회사2호(5억4102만원) 등의 경우 투자금액의 회수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판단돼 손상차손으로 인식돼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사로 나설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막대한 케이큐브홀딩스가 해산하는 것이 흐름상 옳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김범수 창업자나 카카오 그룹 차원에서 케이큐브홀딩스의 지분을 전량 매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카카오 측에서도 케이큐브홀딩스의 투자 성과와 청산은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케이큐브홀딩스가 일반 계열사라면 실적 악화에 따른 청산 가능성도 있을 수 있겠지만, 김 창업자의 100%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는 전혀 연관 관계가 없다"며 "김 창업자는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을 살피겠다고 공언했다"고 말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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