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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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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청산 소식만 수차례…카카오, 정신아 대표 체제서 '정리작업'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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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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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체제에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서며 백여 개가 넘는 자회사를 연일 정리하고 있다. 이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기술 확보에 집중하기 위한 밑바탕 작업으로 풀이된다.

22일 <메트로경제> 취재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에만 3개 이상의 자회사 및 서비스를 정리하며 내부 의사결정 체제 재정비를 이어가고 있다. 첨단 ICT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논란을 일으켰던 B2C 사업을 정리하고, 기술 역량 확보를 위한 주요 팀에 집중 투자 계획을 세운 만큼 내부 정비를 서둘러 마치겠다는 목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부임 후 내부 체질 개선과 함께 현재 전세계 ICT 업계의 패러다임인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확보와 핵심 사업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역량 강화를 선언했다. 지난 17일 주주 서한을 통해 "카카오 본사에는 카카오톡의 압도적 트래픽을 바탕으로 한 광고사업과 '선물하기'라는 독보적 커머스 사업이 있다. 두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신규 인공지능(AI) 서비스 또한 카카오톡과 선물하기 서비스에 결합될 예정이다.

카카오는 핵심 사업 강화를 목표로 하면서 자회사와 서비스 청산 소식을 연일 전하고 있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ICT 서비스도 수익성이 악화되자 과감한 청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남궁 훈 전 대표의 야심작이었던 메타버스 서비스 '컬러버스'도 대상이 되었다. 카카오는 이달 컬러버스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 컬러버스는 2021년 4월 남궁 훈 전 카카오 대표가 야심차게 시작했던 메타버스 서비스다. 2022년 남궁 전 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카카오 유니버스를 직접 소개하며 메타버스 신산업에 큰 관심을 기울였으나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태로 사임한 후 내부 성장동력을 잃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던 '카카오헤어샵'도 완전히 지분을 청산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7일 카카오헤어샵을 운영 중인 와이어트의 지분(38.92%)을 모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40만3056주, 총 200억원 규모다. 처분 목적은 '투자금 회수'며, 장외거래를 통해 와이어트의 보통주 및 우선주 전부를 권규석 와이어트 공동대표이사에게 매도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과거 카카오톡 더보기 탭을 통해 카카오헤어샵을 운영하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다. 소비자의 첫 이용 시점에서 25%에 달하는 수수료를 부과하여 미용실 경영을 어렵게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해외 법인 또한 정신아 대표 체제 아래서 생명 연장에 실패했다. 카카오는 19일 분기보고서에서 메가히트 캐릭터인 '라이언'을 대표로 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IP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IX가 영국, 미국, 일본 법인을 차례로 청산한 데 이어 중국 법인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메가 IP지만 카카오톡이 내수 중심 사업인 만큼, 해외에서 카카오프렌즈의 역량은 거의 발휘되지 못했다.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에 첫 공식 매장을 열며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지만 결국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시장에서 철수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해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픽코마도 유럽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정 대표는 향후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AI 기술 확보를 목표로 책임 경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카카오는 지난 20일 정 대표가 보통주 2098주를 1주당 4만6800원에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주식 매입 금액은 9818만6400원이다. 정 대표는 주주 서한에서 "매년 2억원 규모 주식을 매입 후 재직 기간 중 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초 카카오의 투자 프로세스를 정립하며 조직 정비를 시작한 후 투자 집행 및 유치, 지분 매각, 거버넌스 변경 등에 대한 프로세스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AI 전문 계열사인 카카오브레인을 카카오로 흡수 합병하며 투자 의지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정신아 대표 체제에서 연일 정리가 이어지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반복되는 카카오톡 서비스 오류에 대한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에서 연일 내부 정비와 사업 정리가 이어지며 혼란스럽겠지만, 정신아 대표가 내세운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재편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카카오톡의 내실을 우선 잃지 않아야 할 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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